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불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20일 밤 불길의 변화를 지켜보며 대응 단계를 조정할 방침이다.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뿜어져 나오던 불길은 잡은 가운데 국가적 소방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2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께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불이 이날 오후 8시 기준, 61시간 넘게 타고 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2시 화재 현장에서 3차 브리핑을 열고 “20일 밤 안으로 현장 상황 변화를 보아 대응 단계나 소방력 운영체계 조정을 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 양상이 계속 변하고 있어 상황 판단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물류센터 불은 처음 6층 남동쪽에서 시작해 7층으로 번진 뒤 6~7층 전체 면적으로 확대됐다. 불이 난 6층은 바닥 면적이 2만8천329㎡(약 8천569평)로 축구장 4배 규모이며, 내부에는 생활용품 등 가연물이 다량 쌓여있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대응 2단계와 국가소방동원령을 유지하고 고가사다리차 등 특수차량 31대를 건물 각 방면에 배치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열화상 드론으로 건물 내부의 열 축적 상황을 확인해 불 기운이 강한 구역에 소방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 로봇이 있어 5층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물류센터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5층 로봇의 배터리 모듈 총량은 전기차 배터리 약 20대분에 해당한다.
건물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조치도 강화했다. 소방당국은 민간 기술사와 안전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건물 주요 지점 3곳에 붕괴 경보기를 설치했다.
박영석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기술사는 “불에 탈 수 있는 내부 물품이 상당 부분 소진되고 냉각 작업도 이어지면서 화재로 인한 붕괴 위험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해구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화재 현장 주차램프를 기준으로 반경 116m 이내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건물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조치다.
이 밖에 이날 오후 1시 기준 신현초등학교와 신현북초등학교 등 임시대피소 2곳에는 90세대 169명이 머물고 있다. 서해구가 휴원을 권고한 인근 어린이집 31곳 가운데 14곳도 이날 문을 닫았다.
한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오후 박찬대 인천시장 등과 화재 현장을 찾아 진압 상황과 주민 대피 현황을 점검했다.
윤 장관은 “소방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화재 확산을 막는 한편, 대피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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