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가 민선 9기 시정 슬로건을 시민 공모로 선정하면서 수상작의 모든 지식재산권을 시에 귀속하도록 해 논란이 예상된다. 향후 4년간 공식 슬로건으로 사용할 최우수작의 상금도 10만원에 그쳐 권리 이전 범위와 보상의 적정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는 2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민선 9기 시정 방향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시정 슬로건’을 공모한다.
공모 주제는 ▲변화와 도약 ▲가치와 상생 ▲실천과 혁신 등을 바탕으로 시민 중심의 행복한 미래 도시를 표현하는 내용이다. 고양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QR코드나 이메일을 통해 슬로건과 제안 취지 등을 제출하면 된다.
수상자는 모두 20명이다. 최우수상 1명에게 10만원, 우수상 4명에게 각각 5만원, 장려상 15명에게 각각 3만원을 지급한다. 총상금은 75만원이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 도시브랜드위원회가 1차 심사를 통해 수상 후보작 20개를 선정한 뒤 시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시는 다음 달 말까지 심사를 마치고 오는 9월 초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우수상 수상작은 민선 9기 임기 동안 고양시의 공식 슬로건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수상작의 권리 귀속 조건이다.
시는 참가 서약서에 “선정된 시정 슬로건안의 저작재산권을 포함한 모든 지식재산권은 공모 요강에 따라 고양시에 귀속됨을 확인한다”고 명시했다. 이 조건에 동의해야 공모에 참여할 수 있어 수상작 20건에 관한 권리를 시가 포괄적으로 넘겨받는 구조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마련한 ‘창작물 공모전 지침’의 기본 원칙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침은 출품작의 저작권이 원칙적으로 창작자에게 있으며, 주최자가 입상작을 이용할 때는 이용 목적과 기간 등 필요한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 이용허락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응모작의 저작권 일체를 주최자에게 귀속시키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고지한 공모 요강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른 불공정 약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최자가 입상작의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으려면 이용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는 권리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해당 지침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법령은 아니다. 또 짧은 문구인 슬로건이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창작물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문구의 창작성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최우수작의 보상금이 10만원에 그친 점도 논란거리다. 시가 수상작의 권리를 넘겨받아 4년간 공식 슬로건으로 사용할 예정인 만큼 활용 범위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상작의 지식재산권을 고양시에 귀속한다는 조항은 기존에 진행된 다른 공모전 사례를 준용한 것”이라며 “별도의 법률 자문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금과 관련해서는 “시민 제안 사례금은 조례상 선정평가위원회의 등급을 받지 못한 경우 10만원이 최대”라며 “슬로건 공모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금 액수보다 자신이 만든 슬로건이 4년 동안 활용된다는 데 따른 자긍심과 명예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