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120곳 뚫은 검찰, 그냥 넘어간 경찰"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겪은 두 수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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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120곳 뚫은 검찰, 그냥 넘어간 경찰"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겪은 두 수사기관

로톡뉴스 2026-07-20 15:2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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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모습. /연합뉴스

경찰의 느슨한 초동 수사로 단순 폭행이나 우발적 범행으로 묻힐 뻔한 흉악 범죄들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전모가 드러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른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실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범죄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을 향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1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이 확정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와, '장윤기 사건' 고(故) 이채원 양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문석 변호사가 연이어 출연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경찰은 고개 끄덕였고, 검찰은 120개 구멍을 뚫었다"

2022년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사각지대로 끌고 간 '부산 돌려차기 사건'. 최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가벼운 수준인 '상해'였다.

피해자 김진주 씨는 방송에서 당시 경찰의 수사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경찰이 피의자에게 ‘피해자가 기분 나쁘게 째려봤어요?’라고 묻고, 피의자가 그렇게 말하자 ‘아, 그렇군요’ 하며 넘기는 신문 영상을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것이다.

반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달랐다. 김씨는 “검찰은 피의자가 그렇게 말해도 그냥 넘기지 않고 더 캐물었다”며 “‘그건 왜 기억하면서, 이건 왜 기억하지 못하느냐’, ‘피해자가 죽을 것 같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계속 되물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2심에서 가해자 혐의가 '강간 등 살인미수'로 변경되며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된 결정적 계기는 검찰의 집요한 보완수사였다.

김씨는 “당시 검찰은 청바지 120곳에 구멍을 뚫어 분석한 끝에, 가해자의 성폭행과 관련된 DNA가 검출됐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경찰 단계의 수사대로 재판이 끝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김씨는 "저는 가해자를 모르지만 가해자는 제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가해자는 수감 중 동료 재소자에게 '출소 후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정치권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향해 "구속 기간 축소는 사건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줄이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봤을 때는 '국가가 가해자다'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훼손된 리얼돌과 케이블타이…경찰은 왜 숨겼나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장윤기 사건'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된다. 피의자 장윤기는 당초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최근 공판에서 강간 등 성범죄 목적의 살인이었음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맡았던 경찰이 피의자 아버지인 장 경감(경찰 간부)을 의식해 훼손된 리얼돌, 케이블타이,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수사팀장은 "부실 수사였을 뿐 고의적 은폐는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고(故) 이채원 양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문석 변호사의 시각은 달랐다.

김 변호사는 방송에 출연해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확인된 것으로 비춰지는 상황을 봤을 때는 단순 부실 수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의심이든 어찌 됐든 고의적으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증거를 은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차 공판에서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찍었던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며, 영상 속에 담긴 케이블타이 실물을 입증하는 등 장윤기의 계획 범행을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이 정치권의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논쟁으로 불똥이 튀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경찰의 부실 수사나 은폐 의혹이 있었다고 해서, 이를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나 유지론으로 곧장 연결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며 “무엇보다 유가족은 절대 정쟁의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부디 사건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범죄 피해자들은 법정 밖에서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수사기관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을 때, 그 피해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성실히 살아온 국민들이다.

김진주 씨가 방송 말미에 남긴 한 마디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힘겨루기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봐야 할 곳이 어디인지 묻고 있다.

"핵심 당사자인 피해자에게 물을 자신이 없다면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간편하게 가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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