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때리는 안철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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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때리는 안철수 노림수

일요시사 2026-07-20 15:06: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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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법정 증언과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 의원은 왜 갑자기 한 의원을 정면 겨냥했을까? 그의 행보에는 ‘반 한동훈’이면서도 ‘친 장동혁’은 아닌, 이른바 ‘반한·비장’의 독자 공간을 만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에서 진행된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의원은 이날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집결하자’는 메시지를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대표도 보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사실 왜곡”

그러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지난 9일 기자들을 만나 안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안 의원의 증언은 사실 왜곡”이라며 “시간이 지났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안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은 국회 봉쇄 당시 임시로 당사에 갔던 것”이라며 “안 의원의 정치적 행보를 하나하나 평가하진 않겠지만, 그날 있었던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역사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이라며 “지난 2024년 12월6일 원내대표실 배포 자료에도, 계엄 후 의원을 국회로 먼저 소집한 것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지난 4월 진행된 우리 당 의원의 증인 심문 과정에서도 한 전 대표가 최초에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한 사실을 왜 자신의 저서에 안 썼는지를 두고 이미 제기됐고, 기사화도 된 바 있으며 새로운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이 마치 제가 왜곡과 선동을 한 것처럼 몰아갔다”며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증언을 허위로 둔갑시키는 것이야말로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이 당 밖에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복당하면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당 전체가 계파 갈등과 소모적 내전에 빠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수 및 우파 시민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길 바란다. 혹시 창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안 의원이 한 의원에게 사실상 내건 복당 전제 4가지 선결 요건은 ▲12·3 계엄 당일 타임라인 소명 ▲당원 게시판 논란 등 당내 의혹 정리 ▲계엄 해제 ‘1인 영웅 서사’ 경계 ▲복당 이후 계파 갈등 방지 및 당 쇄신 로드맵 합의 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사실상 한 의원의 복당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조건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12일에는 명시적 반대로 선회한 것이다.

안 속내 “계엄 반대가 한 영웅 만들기 서사?”
한 공격은 상호 대체재 간 상징 자본 약탈전?

안 의원은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 조작 계정으로 지목된, 한 의원 가족 5인의 명의로 1400여개의 게시글이 작성된 2개의 아이피 주소가 무관함을 스스로 입증한다면 지금의 혼란은 바로 정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한 의원이 동명이인의 IP가 내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느냐”며 “안 의원이 이 틈을 이용해 본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한 전 대표를 괴롭히려는 등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이 한 의원을 강하게 비판·조롱한 배경은 “그날의 역사가 왜 오직 한 의원 한 사람의 영웅 서사가 돼야 하느냐”는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과 한 의원은 모두 중도 확장력과 수도권 내 기반을 가진 보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 서사를 갖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후 국민의힘 내 제명과 지난 6월 재보궐선거 당선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해당 브랜드를 독점해 온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안 의원으로서는 한 의원에게 윤석열정부의 결정적 과오 중 일부를 덧씌워 한 의원이 독점한 이미지를 약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 근거로는 안 의원이 윤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당론과 달리 홀로 자리를 지키며 표결에 참여한 일과 지난해 7월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지 20분 만에 사퇴한 일이 거론된다. 당시 안 의원은 전권을 요구했다가 당 주류와 충돌해 사퇴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명예·권위·신뢰·사회적 인정 등 가치 있는 것으로 승인된 유·무형의 자산을 ‘상징 자본’이라고 규정했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에서 통하는 보수’ ‘중도층까지 확장 가능한 보수’ ‘윤석열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보수’라는 이미지는 그 자체로 권력이 된다.

각 분야에서는 상징 자본을 더 많이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 일어난다. 한 의원과 안 의원은 비슷한 상징 자본을 가졌고, 안 의원은 한 의원의 독점을 반대한다. 한 의원의 독점은 안 의원에게 큰 위협이다. 안 의원은 재판 증언과 기자회견을 통해 한 의원에게 부정적 프레임을 씌운 뒤, 한 의원의 상징 자본 독점을 파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태학을 통해서도 설명된다. 완전히 동일한 생태적 지위를 가진 두 종은 공존할 수 없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유권자층, 같은 이미지, 같은 미래 권력 자산을 노리는 두 정치인은 결국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두 사람 사이에 각자의 생존이 달린 상징 자본 약탈전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안 제시한 틈새시장 ‘반한·비장’ 성공 가능?
한 못잖게 친윤과 갈등…안은 숙제 해결 가능?

안 의원은 국민의힘 내 4선 중진이라는 입지를 가지고도 그동안 당내 현안에는 거리를 두는 관망자에 가까웠다. 그래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중도 확장력을 가진 수도권 소재 정치인이라는 입지는 인정받았다.

이어 한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자, 한 의원의 당내 진입을 가로막는 실질적 거부권 행사자로서 자신의 체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 의원의 복당 가능성이라는 위기를 역설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안 의원과 한 의원은 상호 대체재다. 그리고 한 의원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각각 강성 팬덤과 넓은 범위의 안티를 거느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은 여기서 ‘반한·비장’이라는 틈새를 발견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안 의원은 이미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면서 당내 주류와 갈등하는 등 혁신 이미지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의원의 복당 관련 거래 비용을 인위적으로 극대화하면서 전면에 나선다면 안 의원에게도 새로운 공간이 열릴 수 있다.

안 의원이 ‘반한·비장’이라는 기치를 내건다면, 새로운 정치적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한 의원과 장 대표 모두 당내 주류와 크게 갈등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의 실질적 주인인 구 친윤(친 윤석열)계로부터 새로운 대안으로 인정받아 차기 전당대회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차기 전당대회는 총선 공천권과 대권 가도의 지름길을 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중간 정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구도 속에서도 풀어야 할 해묵은 숙제가 보인다. 안 의원 역시 윤석열정부의 인수위원장 시절부터 윤 전 대통령 및 구 친윤계와 갈등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과제의 난도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구 친윤계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근본적 갈등 원인은 영남 기반 엘리트와 수도권 소재 엘리트의 극심한 갈등이었다. 한 의원은 수도권 확장형 엘리트의 대표 상품으로 부상했지만, 당의 실질적 주인인 구 친윤계와 정면충돌했다. 안 의원 역시 같은 수도권 확장형 엘리트지만, 한 의원과는 상징 자본을 나눠 가질 수 없는 경쟁자다.

경쟁 구도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정치적 기지개를 켜려면 두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구 친윤계의 불신을 넘어야 하고, 동시에 수도권 민심 앞에서 이들과의 결합이 퇴행으로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안 의원은 과연 국민의힘의 오래된 균열 위에서 자신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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