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32승을 거둔 투수가 KBO리그 토종 에이스에게 먼저 다가갔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팀에 합류하자마자 원태인에게 푹 빠졌다.
페덱은 지난 14일 팀에 합류하자마자 동료이자 에이스인 원태인의 루틴을 유심히 관찰했다. 페덱은 불펜에서 특정 드릴(반복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는 원태인을 보고 다가가 훈련 관련 질문을 먼저 했다는 후문.
원태인은 "페덱이 먼저 다가와서 '이거(훈련) 나 가르쳐 주면 안 되냐. 나도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데, 네가 추구하는 방향이랑 내가 추구하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아는 운동들을 공유했고, 페덱이 따라했다"고 돌아봤다.
단순히 새 팀 동료와 친해지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었다. 페덱은 "원태인이 해당 드릴 훈련을 거의 마스터급으로 섭렵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이를 자신이 직접 해보면 어떨지 실질적인 궁금증이 생겼다고.
원태인의 훈련법을 흡수한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페덱은 "이후에 캐치볼을 했을 때 이 드릴 덕분인지, 전날보다 원하던 방향대로 조금 더 잘 갔던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소통은 서로의 강점을 교환하는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원태인은 피칭 훈련 중 페덱과 함께 미국식 데이터를 분석하며 유익한 조언을 얻었고, 또 평소 주목받던 페덱의 주무기이자 원태인의 주 구종이기도 한 체인지업에 대해서도 의논하며 투구 스킬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질문이 많은 본인의 성향과 페덱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져 식사도 함께하며 빠른 적응을 돕고 있다는 것이 원태인의 설명이다.
페덱은 보다 적극적인 수용력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KBO리그의 공인구와 MLB 공인구의 차이에 대해 "어릴 때는 물에 젖은 공으로도 야구를 했다"라며 우려를 일축했고,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역시 "내 장점 중 하나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 경기 첫 2이닝 동안 ABS 존을 면밀히 파악하고 포수 및 코칭스태프와 소통해 영점을 맞추겠다"라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 결과 페덱은 18일 KBO리그 데뷔전(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ABS 스트라이크 존 구석으로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까지 선보이며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아직 한 경기뿐이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더불어 뛰어난 적응력을 증명했다. 페덱은 승리 후 "대구에 우승을 선물하겠다"라며 거침없는 자신감도 함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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