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합심해 미래 국제문화교류 인재를 양성하는 '2026 청년 케이-컬처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약 7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청년 인력이 전 세계 36개국에 파견된다. 기획부터 수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자율기획형'과 해외 유관 기관 실무를 익히는 '일경험형' 두 가지 방식으로 철저히 분리돼 운영된다.
한국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현장 최전선에 청년들을 투입해 차세대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인재들이 현장 감각을 익히고 실무 역량을 획기적으로 키우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참가자들이 현장 감각을 익히고 실무 역량을 획기적으로 키우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영속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막중한 과제도 수반된다. 700명이라는 유례없는 인원이 해외로 진출하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찰 위주 견학 배제… 맞춤형 현장 역량 강화
수동적인 해외 시찰 방식을 전격 탈피한 점이 특징이다. 일경험형 참가자들은 재외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비즈니스센터,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세종학당 등 주요 거점 기관에 투입돼 실무 전선에 합류한다. 눈으로만 보는 소극적 관람을 철저히 배제하고 문화행사 운영 지원, 홍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번역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현지 실무진과 호흡해 살아있는 국제 교류 감각을 습득할 완벽한 환경이 조성된다.
각국 현지 상황에 맞춘 능동적인 대처 능력을 기르고, 국제 감각을 두루 갖춘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발판이 마련된다. 주스웨덴 한국문화원을 필두로 국가별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현장 밀착형 교육을 완성한다. 탁상공론식 이론 교육을 제치고 생생한 현업에 뛰어드는 훈련은 청년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 현지 언어와 문화적 맥락을 깊이 파악하고, 국제 교류 행사가 기획돼 실행되는 전체 과정을 낱낱이 파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해외 공공기관 생태계를 파악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최적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방적 이식 지양… 현지 창작자와 유기적 결합
자율기획형은 공연예술, 시각예술, 웹툰, 애니메이션, 문학, 건축, 미용, 패션 등 다방면에서 청년들이 직접 과제를 만든다. 케이팝(K-팝)과 영상 매체에 편중되었던 한류의 외연을 다각도로 넓히는 시도다. 자국 문화 일방적 전파를 경계하고 현지 예술 자산과 결합한 양방향 교류망 확립에 주력한다. 상대국의 고유문화를 존중해 우리 문화와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는 성숙한 접근법이다.
서울예술대학교는 인도네시아 발리예술제에 참가해 한국 봉산탈춤과 현지 대표 공연 케착을 융합한 공동 창작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상명대학교는 태국 웹툰아카데미 및 인도네시아 플랫폼 창작자들과 합심해 공동창작 연수를 진행한다. 춘천문화재단은 홍콩 청년 창작자들과 시각예술 분야 공동창작 과제를 완수하고 현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청년들의 톡톡 튀는 기획력이 각국 문화 자산과 융합해 새로운 창작물을 낳는 긍정적 시너지가 일어난다. 대학과 지역문화재단이 협력망을 구축해 지역 기반 청년 예술인들에게도 넓은 무대를 제공하는 방향성이 눈여겨볼 만하다.
◇서무 노동 동원 방지… 현지 문화 이해 존중 필요
국비가 투입된 프로젝트인 만큼 엄격하게 경계해야 할 현안도 산적하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해외 기관 파견 청년들이 서무 노동이나 기초 잡무에 소모되는 현상이다. 실질적 기획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업무 분담 시스템 정착이 필수적이다. 참가자들이 본래 취지에 걸맞은 핵심 직무에 투입되도록 엄격한 지침을 하달하고 실태를 지속해서 감시해야 한다. 서류 복사나 잔심부름에 청년들의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악습을 원천 차단하는 감시망이 절실하다.
현지 문화를 향한 이해와 존중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현지인의 정서와 문화 맥락을 짚어내는 세심한 시각이 필수적이다. 일방적인 한국 문화 전파가 아닌 현지 예술 자산과 호흡하는 양방향 교류가 이뤄져야 진정한 국제 문화교류 모델로 평가받는다. 한국 문화의 잣대가 아닌 현지와의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서구권이나 아시아권 등 파견 국가의 고유한 정서에 맞춘 콘텐츠 다변화 전략이 뒷받침될 때 소통이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36개국이라는 광범위한 지역에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국가별 맞춤형 안전 매뉴얼과 비상 연락망 등 기본적 안전 보장 체계는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 전락 방지… 장기 취업 연계망 절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여주기식 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규모 예산이 지원되는 일정이 단기적인 해외 체험 행사로 소모될 위험을 사전에 억제해야 한다. 비행기표와 체재비 등을 지원받아 외국 문물을 구경하는 수준에 국한되어서는 곤란하다. 파견이 종료된 직후 국내외 유관 기관 취업이나 청년 창업으로 직결되는 사후 멘토링 제도 확립도 절실하다. 귀국 후 우수 인력들이 관련 산업계로 진출하도록 돕는 대규모 취업 박람회 개최, 창업 인큐베이팅 원조 등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철저하게 뒤따라야 한다.
현지에서 얻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고용 창출로 연결될 때 사업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현장에서 발굴된 우수 사례를 단기적 성과 홍보용으로 소비하는 관행을 근절하고 국가 문화 정책 밑그림에 직접 반영하는 정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청년들이 제출한 성과 보고서를 평이한 기록물로 방치하지 말고 주요 정책 자문 자료로 격상시켜 활발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문체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700명 청년들의 경험을 미래 자산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책임 의식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청년 인재들이 해외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경험 모두가 국가적 자산으로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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