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도 않은 휴대폰이 빚으로…신종 사금융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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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도 않은 휴대폰이 빚으로…신종 사금융의 함정

투데이신문 2026-07-20 13:48: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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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실물 휴대폰을 인도하지 않은 채 허위 렌탈계약만 체결하도록 유도한 뒤 수천만원의 채무를 떠넘기는 신종 불법사금융이 등장했다. 계약을 담보로 연 160%에 달하는 초고금리 대출을 실행하고, 상환이 어려워지면 형사고소를 언급하며 압박하는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경찰과의 공조 과정에서 이 같은 신종 불법사금융과 이심(eSIM) 판매 부업을 가장한 유사수신 사기 사례를 확인하고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불법사금융업자들은 주로 급전이 필요한 피해자에게 접근해 대출 실행 조건으로 배달대행업 사업자등록을 요구했다.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업자는 명의당 여러 대의 휴대폰을 임대(렌탈)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후 업자들은 공모한 휴대폰 렌탈업체를 통해 허위 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뒤 해당 렌탈계약을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휴대폰 인도나 유심 개통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피해자에게 설치확인서 등에 서명하도록 해 정상적인 거래인 것처럼 꾸몄다.

실제 일부 피해자는 1800만원 상당의 휴대폰 10대를 빌린 것으로 처리됐다. 업자들은 하루 17만원씩 200일 동안 원리금을 상환하도록 요구했으며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160%에 달한다.

대출은 별도 계약서 없이 구두로 진행됐다. 업자들은 렌탈계약과 대출은 별개라고 주장하며 대부업법 적용을 피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업자들은 렌탈채권을 다른 채권추심업체에 넘겼다. 채권을 넘겨받은 업체는 피해자가 서명한 전자계약서와 설치확인서 등을 근거로 추심에 나섰고,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압박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외형상 일반적인 렌탈계약 형식을 띠더라도, 실질적으로 금전을 대여하고 고금리 이자를 받은 경우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불법사금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I 홍보 영상까지…eSIM 부업 사기 적발

한편 해외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한 eSIM 판매 사업을 내세운 유사수신 사기도 함께 적발됐다. 업자들은 온라인에서 해외 여행객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eSIM을 판매하면 누구나 손쉽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온라인 가상 점포를 배정한 뒤 해당 점포에서 eSIM이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의 마진을 지급하는 정상적인 사업 모델인 것처럼 홍보했다. 사업 초기에는 실제로 일부 수익금을 지급하며 신뢰를 얻었다. 이후 월 20% 이상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며 추가 투자를 유도했다.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하거나 하위 판매자를 모집하면 회원 등급을 올려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다단계 방식도 활용됐다. 유튜브에는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홍보 영상을 올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익 인증 후기를 게시하는 등 정상적인 사업인 것처럼 꾸몄다.

하지만 피해자가 투자금이나 수익금 인출을 요구하면 세금 납부 등을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후 출금을 미루다가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올해 동일 업자와 관련해 불법사금융 민원·제보 8건과 유사수신 민원·제보 15건을 접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조건으로 사업자등록이나 실물 인도 없는 렌탈계약 체결을 요구할 경우 불법사금융을 의심해야 한다”며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동시에 약속하거나 하위 투자자 모집을 요구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경찰이나 금융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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