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도움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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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희 더봄] 도움이 필요해요

여성경제신문 2026-07-20 13:00:00 신고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문득 나를 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허둥지둥 순간의 한가운데에서 혹은 바쁜 일정 다 해낸 후 고요 속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오늘도 달리는 나는 원하는 것이 뭐지? 바쁜 일정을 선택한 나는 무엇을 추구하기 때문일까?

온몸의 맥이 다 내려앉는 느낌으로 허탈해집니다. 우주에 나 혼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귀는 윙윙윙 가득 차오는 압박감, 명치끝이 굳어갑니다. 왼쪽 머리 한 쪽이 코옥! 찔립니다. 편두통···.

힘들 때가 있습니다. 몸살인가? 번아웃인가? 여러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일정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해야 합니다. 내 몸의 증상을 세밀히 인식하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고, 돕고, 응원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자신의 마음도, 몸도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연결을 돕기 때문입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퇴근하며 들어온 남편이 힘들다고 하고 아내가 대화를 이어가면 아래와 같습니다.

“힘들어요.”

“힘들어요?”

“갑자기 온몸의 맥이 다 내려앉는 거 같아요.”

“그랬어요? 일단 좀 앉을래요?”

“네···”

“지금 주저앉을 거 같아요?”

“아니요, 주저앉을 거 같지는 않은데, 나만 홀로 남겨진 것처럼 느껴져요.”

“그렇게 느껴지는군요?”

“네, 뭐가 잘못되었나 봐요···.”

“이런 느낌이 처음이라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돼요?”

“네. 이상해요. 요즘 바빠서 힘들다는 생각은 가끔 했는데 오늘처럼 온 우주에 혼자만 남은 것 같고, 귀가 멍하면서 명치끝이 조여오는 것 같은 건 처음이에요.”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힘든 상태라는 거죠?”

“네··· 아, 왼쪽 머리, 여기가 아프기 시작해요.”

“편두통까지?”

“네, 나는 거의 두통이 없는 사람인데··· 약간 어지러워요.”
“아고, 두통에 어지럽다니 걱정돼요.”
“이게 번아웃 증상일까요? 정말 힘드네요. 음··· 지금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어떻게 도우면 될까요?”

“음, 일단 지금은 쉬어야겠어요. 누워있고 싶어요. 제가 누워있는 동안 어느 병원에 가야 할지 알아봐 줄래요?”

“알겠어요, 일단 들어가 누워요. 내가 알아볼게요.”

방으로 들어가는 남편을 보고 아내는 지인에게 이 상황을 말하며, 인터넷을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지인의 의견 중 바로 병원으로 가봐야 한다는 것이 있어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졌습니다. 남편에게 말하고 119에 연락했습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남편은 여러 검사를 하였고, 뇌의 실핏줄이 터지고 있는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남편이 그대로 잠이 들었다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내면의 나를 깊이 들여다보며 이해해야 하고, 나의 신체적 상태도 세밀히 들여다보고 인식해야 합니다. 인간은 정신과 육체가 공존하는 존재입니다. 새의 두 날개처럼 상호보완적이므로 알맞은 조절이 필요합니다. 나의 느낌과 바람을 깊이 이해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신체의 상태도 어떤지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사회적 인간의 기본 역량입니다. 이 역량이 잘 갖추어지면 상대를 이해하는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한여름의 날씨라고 볼 수 없는 24도의 온도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비가 잦아서 만들어진 현상이지만 오늘은 땀도 덜 흘리고 움직이는데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덥지 않음에 감사하는 오늘도, 더위에 지치는 여름날에도 나를 바라보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여성경제신문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anyangkhh@hanmail.net

고현희 (사)사람사이로 이사장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공감대화와 인권을 널리 알리고 있다. 긍정적인 사회 변화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꾸는데  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저서(공저)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기초)> 및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심화)> 를 출간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심어진 공감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황홀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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