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류센터 화재”…전국 4325곳, 강화된 소방 기준 적용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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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류센터 화재”…전국 4325곳, 강화된 소방 기준 적용 못 받는다

투데이신문 2026-07-20 11:31: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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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전국 물류창고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이 강화된 화재안전기준 시행 전에 준공돼 새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대형 물류시설의 화재 취약성과 기존 창고에 대한 안전기준 보완 필요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의 물류창고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에 등록된 물류창고는 5949곳이다. 이 가운데 2024년 1월 강화된 화재안전기준이 시행되기 전에 준공된 물류창고는 4325곳으로 전체의 72.7%를 차지한다.

전국 물류창고 10곳 중 7곳 이상이 강화된 화재안전기준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소방청은 높은 층고와 넓은 내부 공간, 다량의 가연물 적재 등 물류창고의 특성상 화재가 빠르게 확산하고 진화가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2024년부터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새 기준에는 방수량이 많은 스프링클러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기준 시행 전에 준공된 시설에는 강화된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존 물류창고가 화재 안전의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쿠팡 물류센터도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센터는 2023년 준공돼 2024년 1월 시행된 화재안전기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화재는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께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센터 내부에 가연성 물품이 대량으로 보관된 데다 구조가 복잡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이후 대응 1단계와 2단계를 잇따라 발령한 데 이어 인근 8개 시·도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째 계속되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째 계속되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현장에는 장비 221대와 소방·경찰 인력 575명이 투입됐다.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 헬기 등을 동원한 진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지만 불은 사흘째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화재가 장기화하면서 건물 붕괴 우려도 커졌다. 인천 서해구는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물류센터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장시간 화재로 건물 내부 구조물의 강도가 약해져 붕괴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물류센터 6층의 ‘메자닌’ 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메자닌은 층고가 높은 공간에 적층식 랙을 설치해 중간층을 만들고 복층 형태로 사용하는 구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화재가 발생한 6층은 메자닌 구조로, 화재에 취약하고 초기 진화가 어려운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건축 관련 법령상 작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는 구조를 비용 절감을 위해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해당 구조의 법령 위반 여부와 이번 화재 확산에 미친 영향은 관계 당국의 조사로 확인될 예정이다.

메자닌 구조는 2021년 6월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에도 진화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에도 복잡한 내부 구조와 대량의 적재물로 인해 소방대의 진입과 화점 접근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조 측은 “물류센터는 화재에 취약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이번 화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기존 물류창고를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을 점검하며 진화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불길이 완전히 잡히는 대로 관계 기관과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발화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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