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확대되면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체결한 임시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가운데 양측은 상대의 합의 위반을 추가 공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 17일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뒤 보복 공습 수위를 높였고,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걸프 지역 미군 시설과 석유시설로 공격 범위를 넓혔다.
호르무즈해협 주도권을 둘러싼 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했고, 이란은 자국이 정한 항행 규칙을 따르지 않는 선박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통항 제한으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급감했다.
◇미군 사망 뒤 보복 공습 확대…9일 연속 이란 타격
미 중부사령부는 18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요르단에서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라크 북부에서 이란 드론의 불발탄을 처리하던 미군 1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미군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42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그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게 할 뿐”이라며 군사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군은 20일 이란을 겨냥한 9일 연속 공습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과 해안 감시시설, 군수·물류 시설, 지하 무기 저장고, 미사일·드론 관련 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공습으로 교량과 도로, 전력시설도 파손됐다. 이란 당국은 최근 미군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란, 걸프 미군 거점·에너지 시설 공격
미국이 이란 본토 공습을 이어가자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거점과 에너지 시설로 대응 범위를 넓혔다.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걸프 국가와 요르단의 미군 주둔지역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 캠프 아리프잔의 미군 지원시설과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의 레이더 시설, 바레인 셰이크 이사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는 “석유시설이 반복적인 공격을 받아 시설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발전·담수화 시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쿠웨이트 정부는 전력망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미군 주둔지인 알카르즈와 주요 원유 수출항이 위치한 얀부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임시 합의 붕괴…호르무즈 통항 급감
양국의 보복 공격이 주변국과 에너지 시설로 확대되면서 지난달 체결한 임시 합의도 사실상 무력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임시 합의가 끝났다고 선언했고, 이란도 미국의 합의 위반을 이유로 의무 이행을 중단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8일 성명에서 미국의 반복적인 위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완전히 무가치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미국이 합의상 약속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란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이란으로 향하는 선박의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이란도 자국이 정한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 선박에 대한 대응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의 임시 합의 이후 하루 최대 25척까지 늘었던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은 18일 8척, 19일 4척으로 줄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16일 이후 해협을 통과하지 못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차질과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다. 20일 오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61% 오른 배럴당 90.4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1% 상승한 83.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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