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45) 씨는 채소 매대 앞에서 연신 고개를 저었다. 최근 장마철 기습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체감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까지는 평년보다 장마가 늦게 시작되고 기상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제철 과채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7월 들어 주산지인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폭염이 겹치면서 시금치와 적상추 등 민감한 잎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격히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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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시금치 가격은 100g 기준 1050원으로 전월보다 24.11% 올랐다. 적상추도 100g당 1188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86% 상승했다. 양배추 역시 1포기 기준 3052원으로 전월 대비 4.82% 올랐다. 무는 1개에 2054원으로 전달보다 7% 가량 올랐고 대파(1kg)는 6월 1400원에서 이달 1560원으로 상승했다. 장마철 일조량 부족과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채류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참외는 10개 기준 1만3235원으로 전월 대비 19.53%, 전년 대비 19.89% 각각 낮아 안정세를 보였으나 다른 품목들이 문제다. 토마토는 1kg에 4268원으로 전달보다 14% 올랐고, 수박은 상품 1개 기준 2만1595원으로 전년보다 28.48%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장마가 끝난 이후다. 과채류는 기온이 25도 안팎일 때 생육이 가장 원활하지만, 30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작물 성장이 사실상 멈추고 병해충 피해도 커지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 현재보다 시세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엽채류는 기상 변화에 민감해 단기간에 공급량이 줄 수 있고, 수박과 참외 같은 과채류도 고온 스트레스가 길어질 경우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여름 밥상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6월까지는 작황 호조로 버텼지만 7월부터 기상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도 점차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장마 영향이 일부 엽채류에만 반영되는 수준이지만 폭염이 본격화되면 과채류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채류 전반적으로 6월까지 기상 상황이 안정적이었고 특히 장마가 평년보다 늦어 작황이 양호했다”면서 “다만 7월 들어 주 산지인 경기 북부, 강원지역의 장마와 폭염으로 일부 엽채류 시세가 전월대비 소폭 상승하고 있다. 지금은 장마 영향이 일부 엽채류에만 반영되는 수준이지만 폭염이 본격화되면 과채류 전반적으로 시세가 현재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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