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한계 직면…디지털 손보사 체질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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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보험 한계 직면…디지털 손보사 체질전환 가속

한스경제 2026-07-20 07:27: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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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손보 하나손보,신한금융그룹, 교보생명 사옥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각사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미니보험이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소액·단기 상품 중심의 사업모델만으로는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 보험사들은 장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 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보험 시장은 금융당국이 2021년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최소 자본금 요건을 기존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완화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캐롯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디지털 보험사들이 시장 확대를 주도했지만, 유사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차별성은 약해졌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가 미니보험 중심의 사업 구조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IFRS17 체제에서는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았지만, 보장기간이 1년 안팎인 미니보험은 CSM 창출 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 보장성보험은 초기 사업비 부담은 크지만 지속적인 CSM 축적이 가능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갖는다.

이 같은 사업 구조의 차이는 실적과 자본건전성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손해보험사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K-ICS) 비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1%포인트 상승한 229.7%를 기록하며 업계 전반의 자본건전성은 개선됐다.

반면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은 미니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제한적인 CSM 확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43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85%가 증가했다. 원수보험료 역시 201억원을 기록하며 2025년 동기 대비 66%나 성장했다. 정기납입 상품 보험료는 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가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1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7억원) 대비 적자 폭이 24.8%(34억원)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92억원으로 2025년 동기(-122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30억원 축소됐다. 보험손익 개선은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른 매출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투자손익은 -11억원으로 2025년 동기(-15억원) 대비 적자 폭이 4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단행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운용자산이 증가하면서 투자 수익 기반이 확대된 영향이다.

하나손해보험도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7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72억원)보다 적자 폭이 3억원 확대됐다. 같은기간 신한EZ손해보험 역시 당기순손실이 97억원으로 전년 동기(-46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51억원 늘어나며 수익성 부진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보험영업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자본 축적 여력이 약화되고 이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각사의 킥스는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웃돌아 자본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올해 1분기 킥스는 242.15%로 지난해 동기(283.15%)보다 41%포인트(p) 하락했다. 보험영업 확대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와 요구자본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손해보험도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는 146.07%로 2025년 동기(150.14%) 대비 4.07%p 하락했다. 신한EZ손해보험도 올해 1분기 킥스는 210.19%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29.49%p 떨어졌다.

이에 따라 디지털 보험사들도 미니보험 중심의 외형 확대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해외여행보험 누적 가입자 600만명 이상을 확보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휴대폰보험과 영유아보험 등 월납형 장기보험 상품군을 확대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선보인 펫보험은 장기보험 전략의 핵심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보장 한도와 간편한 가입 절차를 경쟁력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 상품의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항공기 지연 시 영수증 제출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항공기 지연 보장'의 적용 범위를 해외 공항 출발 귀국편까지 확대했다. 초·중학생 보험도 치료비 보장에 더해 법률분쟁 관련 보장을 추가했다.

이 같은 전략은 장기보험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장기손해보험 보험가입금액은 지난해 8455억원으로 2024년(932억원) 대비 약 9배 증가하며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손해보험도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높은 수익성이 좋은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하나더퍼스트 5N5 건강보험'·'뉴 건강하면 더 좋은 하나의 보험' 등 맞춤형 장기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고객층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하나손보의 GA 영업조직 확대와 상품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같은 핵심 인프라 구축이 올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엔 안정적인 손익 기반 구축과 수익성 개선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가 하면 신한라이프와의 연계 영업과 법인보험대리점(GA) 제휴 강화 등을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김영석 대표 취임을 계기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수익구조 혁신을 위한 중장기 전략 '라이프플래닛 리부트(Lifeplanet Reboot)'를 본격화했다.이에 12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기반을 확충한 데 이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옴니채널 세일즈 플랫폼 구축에 나서 2028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고객 주도형 가입 프로세스와 '무(無) 설계사 수수료'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 장기보험은 '필수'…후발 디지털 손보, 경쟁력 확보 과제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들의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초기 사업비 부담이 크지만 안정적인 CSM 축적이 가능해 수익 기반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한 상품 라인업 확대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본 확충·영업·보상·마케팅·리스크 관리 등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특히 장기보험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보험료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아 비대면 채널만으로 외형 성장을 확대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비대면 영업의 특성상 손해율 관리 부담도 상존해 단기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사업 전략과 운용 역량을 함께 갖춰야 안정적인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의 장기보험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다"며, "다만 자본력과 판매 채널, 리스크 관리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부담과 IFRS17 도입이 맞물리면서 장기보험 비중이 확대될수록 부채 만기 장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부채관리(ALM)와 유가증권 운용 역량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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