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민 "MVP 허훈과 비교? 시대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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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민 "MVP 허훈과 비교? 시대가 달라"

한스경제 2026-07-19 17:5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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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부산 KCC 감독(오른쪽)이 팀 내 에이스 허훈을 격려하고 있다. /KBL 제공
이상민 부산 KCC 감독(오른쪽)이 팀 내 에이스 허훈을 격려하고 있다. /KBL 제공

|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시대가 달라 비교하긴 쉽지 않다.”

프로농구 KCC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이상민(54) 감독에게 자신과 2025-2026시즌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 허훈(31·부산 KCC)의 기량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던지자 나온 답변이다.

이상민 KCC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테판 커리(3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위대한 이유는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기 때문이다”라며 “NBA도 그랬고 저희 세대 땐 포인트 가드의 역할이 리딩하고 조율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공격형 포인트 가드가 많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NBA에서도 슛이 없는 선수는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치형 빅맨들이 많다. 키가 216cm 이상이 되어도 외곽에서 슛을 던져야 하는 게 요즘 농구다. (허)훈이는 공격적인 현대 농구를 하고 있고, 저는 과거의 농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이상민 부산 KCC 감독. /KBL 제공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이상민 부산 KCC 감독. /KBL 제공

▲개성 강한 동료들 조율한 허훈

이상민 감독이 언급한 과거 농구는 그야말로 포지션별 역할이 뚜렷했다. 포인트 가드는 조율과 어시스트 등 경기 운영을 맡고 슈팅 가드는 득점하며 센터는 골밑을 지배하는 ‘정통 농구’를 의미했다. 1990년대 정통 포인트 가드로 KBL은 강동희(60)와 이상민, NBA는 존 스탁턴(64·이상 은퇴)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포지션 파괴가 트렌드가 됐다. 포지션 파괴가 두드러졌던 포지션은 특히 4번(파워포워드)과 5번(센터)이었다. 외곽 슛 능력을 갖춘 스트레치형 빅맨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KBL에선 서장훈(52), 전희철(53), 이규섭(49) 등이, NBA에선 덕 노비츠키(48), 크리스 보쉬(42·이상 은퇴) 등이 주된 사례다. 포인트 가드 포지션을 봐도 KBL에선 주희정(49), NBA에선 스테판 마버리(49·이상 은퇴) 등이 공격형 포인트 가드 트렌드를 주도했다.

허훈도 KBL을 대표하는 공격형 포인트 가드다. 2017년 당시 부산 KT(현 수원 KT) 유니폼을 입고 KBL에 발을 내디딘 허훈은 여태까지 8시즌 동안 모두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KCC로 이적한 2025-2026시즌에도 정규리그 40경기에 출전해 평균 13.1득점 6.9어시스트(1위)를 기록했다. 허훈은 고양 소노와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 5경기(4승 1패)에선 평균 15.2득점 9.8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동료 허웅(33), 최준용(32), 송교창(30) 등을 제치고 MVP로 선정됐다. 정규리그보다 수비가 타이트한 챔프전의 상황을 고려해 동료들에게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이상민 감독은 “훈이는 워낙 우승 의지가 강했다. 팀 선수들 중에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선수이기도 했다. 공격 위주의 선수였던 훈이가 PO 때 조금 내려놓고 과거 시대의 농구를 했다. 팀 내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은데, 그걸 잘 조율하고 헌신해서 우승이란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이다”라고 돌아봤다.

이상민 부산 KCC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BL 제공
이상민 부산 KCC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BL 제공

▲실패한 감독 꼬리표 뗀 이상민

“사실 KCC 농구는 늘 슬로우 스타터에 가까웠다. 부상 선수가 많이 나와 늦게 발동이 걸리는 스타일이었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게 돼 첫해는 부상 없는 KCC를 만들려고 했는데,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나와서 힘든 시즌이었다”고 떠올린 이상민 감독은 “원주 DB와 6강 PO 시리즈(3승)가 가장 힘들었다. 6강 PO 1차전(81-78 승)이 끝나고 ‘팀이 PO에서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승까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KCC의 최근 2차례 챔프전 우승은 각각 정규리그 5위(2023-2024시즌)와 6위(2025-2026시즌)로 PO를 시작해 이뤄냈다. 이상민 감독은 KCC의 통산 7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끈 동시에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한 팀에서 우승한 KBL 첫 사례가 됐다. 2014년 서울 삼성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해 2022년까지 이끌었지만, 팀이 주로 부진했던 터여서 '실패한 감독'으로 평가됐는데, 이번 우승으로 그러한 설움을 떨쳐냈다.

KBL은 외국인 선수 '2명 보유·1명 출전'에서 2026-2027시즌부터 '2명 보유·2명 출전'으로 규정을 바꿨다. KCC는 일단 일찌감치 센터 숀 롱(33)과 재계약을 맺었다. 이상민 감독은 “외국인 선수 규정이 바뀐 게 다가오는 시즌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팀 내 비중이 큰 송교창도 일본 B리그 오사카 에베사로 떠났다”면서도 “그래도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해졌다. 아시아쿼터 등을 포함해 그나마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감독과 선수 모두 초호화 스타들로 구성된 ‘슈퍼팀’ KCC는 이번 우승으로 부산 농구 열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 3, 4차전에선 사직체육관에 1만1000명 안팎의 구름 관중이 몰려 화제가 됐다. KCC는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다가오는 2026-2027시즌에 울산 현대모비스(2013~2015년) 이후 12년 만의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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