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정부 국정원 ‘민간인 사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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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정부 국정원 ‘민간인 사찰’ 의혹

일요시사 2026-07-19 16:39: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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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국정원이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을 작성·관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간인을 사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국정원의 명단에도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정원은 김규현 전 원장 체제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민간인들을 사찰해 대통령실에 보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건 2년 전이다. 대공수사국은 안보조사국으로 개편됐다. 안보조사국은 대북 연계성 및 연관 의심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업무는 ‘판단○○처’가 담당한다. 북한 연계 의심자를 추적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명단이 작성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정확한 첩보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지난 4월까지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4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안보조사국 판단○○처가 작성한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을 확보했다.

판단○○처는 북한의 대남공작을 파악하고 북한 연계 의심자들의 동향 추적과 분석을 담당한다. 정보를 종합하는 안보○○처와는 별개의 부서다. 판단○○처는 2023년 자승 스님 사건 때 대공 혐의점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에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을 제출한 A씨는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때 검찰 수사 대상이었다. 압수수색을 당했으나 결과적으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그는 현재 국정원 산하 정보○○원에 근무하고 있다. 정보○○원은 주로 국정원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안보 교육을 진행한다.

A씨는 안보 위해 세력 명단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이 명단이 검증되지 않은 첩보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은) 이명박(MB)정부 촛불시위 때 주도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만들어졌는데 시위 참여단체 회원 명단이나 시국선언 참여자 명단 같은 ‘대공’과는 상관없는 인사들이 명단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는 ‘종북세력 명단’이라고 불렸다”고 주장했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이 반국가세력 블랙리스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 2차장 산하 판단○○처서 작성
검증되지 않은 첩보 바탕으로 수년 전부터 기록했나

판단○○처 소속 일부 직원들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안보 위해 세력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명단 포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 인원에 대한 조롱 섞인 글을 달기도 했다.

A씨는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은 북한 공작기관 관련 첩보와 연계된 사람들의 명단”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에 파견된 국정원 안보조사국 직원들은 A씨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빙성을 떠나 부정확한 첩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북한 관련 첩보에 ‘복수의 민주당 의원이나 보좌관을 접촉했고 포섭시켰다’는 내용이 다수 발견되지만 실제 사실로 드러난 사례는 10여년간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이 명확한 근거와 출처 없이 그저 ‘의심’만으로 작성된 리스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 작성의 궁극적 목표가 폐지된 대공수사권 복원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정원은 대공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상당수의 간첩을 잡아들이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통령실과 여권도 이 같은 기조에 힘을 실었다.

대통령실은 국정원이 ‘이석기 사건’과 같은 대형 간첩 사건을 적발하기를 원했다. 이때부터 판단○○처 소속 일부 국정원 직원들은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 대한 북한 연계 가능성을 검토한 보고서를 여러 차례 작성해 대통령실에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당시 안보조사국장이던 B씨에게 진 의원에 대한 수사를 강조했다. B씨의 후임자 C씨는 조 전 원장에게 “전혀 근거 없는 첩보다. 진행된 게 없다”고 보고했다.

조 전 원장은 C씨에게 “용산에서는 진성준이 간첩이라고 다 인식하고 있다. 전임 국장이 허위 보고를 한 거냐”고 따졌다고 한다.

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금시초문이다. 신상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알아보겠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안보 위해 세력 명단과 관련해 국정원이 일부 거짓 해명을 했었다. 진 의원에 대한 건은 수사가 아니면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사찰 대상은 민주당 의원에 국한되지 않았다. 김규현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D씨를 간첩으로 의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수연 전 국정원 2차장은 수사국 간부들을 소집해 D씨에 대한 내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출처·근거 없이 ‘간첩 의심’되면 여야 막론하고 내사?
내사 과정 안전장치 ‘첩보검증위’ 윤정부 때 사라져

국정원은 6개월 가까이 D씨의 출퇴근 동선과 접촉 인물을 파악했고 통신제한조치(감청)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D씨가 간첩이 아니라고 결론 냈다. 통상적으로 국정원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간첩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감청을 진행하면 사건 종결 시 당사자에게 통보한다.

D씨에게 통보서를 보내는 것을 난처해한 국정원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전후 사정을 보고했다. 이 전 비서관은 D씨에게 “공직기강 차원에서 제보가 있었고 확인 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한다.

국정원 측은 “특검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거나 특정 개인 정보에 관해서는 확인이 불가하다.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지난 정부 시절 2022년 5월부터 2024년 초까지 여야를 막론한 일부 정치인들의 북한 연계 의혹에 대한 조사 시도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객관적 자료 부재 등을 감안한 내부 반발로 중단되거나 아예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5월 이와 관련해 내부 감사가 실시됐고 감사결과 담당부서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잘못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왔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얘는 간첩이야’라고 낙인찍으면 다른 직원들이 토를 달지 못한다. 마치 조사국에서 정체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케이스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문재인정부 때 첩보검증위원회를 만들고 준법지원관도 있었다. 내사 진행 과정에서의 안전장치가 있었는데 윤석열정부 때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합특검팀은 안보위해세력 명단을 근거로 국정원이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고 판단한다.

내란 적극 개입?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정원 안보조사국 직원들이 내란 당일 자발적으로 출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자발적으로 출근한 게 아니라 윗선에서 ‘출근하라’는 문자를 여러 차례 받았다. 첫 번째 문자는 ‘단장(2급), 처장(3급), 과장(4급) 및 필수 인원 전원 출근하라’는 문자였고, 두 번째는 ‘주요 보직자는 출근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언제든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자가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이었다. 국정원 안보조사국 직원 대부분이 내란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도 국정원이 내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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