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근무자 "과거 경보음 울려도 방화벽 작동 안해"
"박스 빼곡히 진열된 상품에 스프링클러 소화액 닿지 못했을 것"
"올해 4월에도 누전사고 있었다고 들어"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천정인 기자 =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 방화벽과 스프링클러 등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불이 난 인천 쿠팡 물류센터 1년 넘게 근무하고 발화 지점인 6층에서 주로 일했다는 김모 씨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6층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불이 나면 자동으로 내려오는 방화벽(방화셔터)이 구역마다 설치돼 있다"며 "근무자들은 유사시 방화벽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 주변에는 물건을 절대 적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러나 가끔 소방 설비 오작동으로 경보음이 울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자동으로 내려와야 하는 방화벽이 내려온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근무자들도 방화벽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불이 이렇게 확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에도 인천 쿠팡 물류센터로 출근한 김씨는 스프링클러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6층은 내부를 복층 형태로 만들어놓고 층마다 상품을 진열해뒀다"며 "상품은 모두 박스에 담긴 채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더라도 천장에서 나오는 소화용수가 진열된 박스에 가로막혔을 것"이라며 "더욱이 박스 자체가 가연성인 데다, 스프레이 등 불에 타거나 터지는 상품도 많아 불이 확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 센터는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눠 근무를 하는데, 오전 4시부터 오전 8시까지는 근무를 하지 않는 시간"이라며 "불이 난 것을 늦게 발견해 초기에 진화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김씨는 또 불이 난 6층은 평소에도 타는 냄새가 자주 났던 곳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가끔 전선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며 "근무자들 사이에서도 언젠가 불이 날 것 같다고 우려하던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한번은 관리자에게 타는 냄새가 난다고 얘기했더니 관리자도 동의하면서 알아본다고 했다"며 "시설팀과 안전팀 등이 온 것까지 보긴 했으나 제대로 조치가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난 4월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업무 시작 시간이 늦춰졌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출근해보니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얘기를 관리 직원에게 들었다"며 "근무자들은 출근 이후 담배, 라이터 등을 소지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누전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6시 54분께 서해구 석남동 지상 8층, 연면적 29만9천㎡ 규모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해 이날 오후까지 32시간 넘게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iny@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