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크리스 페덱이 18일 대구 롯데전서 이닝을 마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크리스 페덱(30)은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운명을 쥔 새 외국인투수다. 삼성이 후반기만 소화할 그에게 47만3333달러(약 7억 원)의 큰 금액을 안긴 이유는 명확하다. 우승 청부사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삼성 구단은 그를 영입하며 “페덱이 팀의 후반기 1위 질주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페덱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14경기(9선발)서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ERA) 6.79로 신통치 않았지만, 마이애미 말린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 빅리그서만 3개 팀을 거쳤다. 꾸준히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삼성은 페덱이 이달 초 텍사스에서 방출돼 자유계약신분이 되자 이종열 단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여 푸른색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페덱은 입단 당시부터 MLB서 132경기(119선발)에 등판한 경력자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인선수의 이름값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다. 실전 무대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페덱은 첫 등판인 18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페덱은 6이닝(85구) 동안 1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고 첫 승을 챙겼다. 평균 구속 149.5㎞의 직구와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모두 22%를 넘었다. 상대 타자와 수 싸움서 우위를 점하기에 충분했다. 투심패스트볼(7%)도 적절히 섞었다. 선발투수에 최적화한 볼 배합이 돋보였다.
삼성 크리스 페덱이 18일 대구 롯데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특히 페덱의 체인지업(평균구속 135.4㎞)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체인지업은 꾸준히 직구와 같은 팔스윙을 유지하며 투구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직구와 구속 차를 두고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게 핵심이다. 페덱의 직구와 체인지업은 구속 차이가 약 14㎞다. 직구 타이밍에 배트를 낸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으로 우투수가 우타자,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자주 던지기가 쉽지 않다.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흐르는 궤적을 그리기 때문에 타자의 눈에 공이 쉽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투수가 좌타자,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많이 던진다.
그러나 페덱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구속 차이가 이상적인 데다 홈플레이트 가까이서 공의 변화도 심하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투구할 수 있다. 스플리터처럼 공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는 게 아닌, 일반적인 서클체인지업 그립이다. 1회초 2사 1루서 우타자 한동희를 상대로 던진 3구째가 대표적이다.
삼성의 우승 청부사가 된 현역 빅리거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더 강렬했다. 라이온즈파크 시대의 첫 우승이라는 삼성의 숙원을 풀 수 있다는 희망도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삼성 크리스 페덱이 18일 대구 롯데전서 승리를 따낸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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