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시험지 유출 후 '교육부 장관 퇴진 운동' Z세대 단체와 연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 Z세대(1995∼2007년생) 온라인 단체가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부터 교육부 장관 퇴진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이에 연대해 단식 농성에 나선 유명 활동가가 20일 만에 강제로 병원에 이송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의 유명 환경·교육 활동가인 소남 왕축(59)은 지난달 28일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20일 만인 전날 강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인도 경찰은 건강 악화로 시위용 무대에 누워있던 왕축 주변을 커튼처럼 흰 천으로 둘러싼 뒤 그를 수도 뉴델리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이송을 거부한 왕축은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치료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법원 명령과 의료진 조언에 따라 시급한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왕축은 Z세대 온라인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과 연대하기 위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CJP는 지난 5월 '전국 의대 (학부) 입학 자격(NEET) 시험'에서 문제 유출 의혹과 운영 부실이 불거지자 지난달부터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의대 지망생들이 응시하는 NEET는 인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험으로 꼽힌다. 올해도 인도 전역 약 5천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220만5천명이 응시했다.
왕축의 단식 농성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그의 건강 상태를 우려해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릴스 영상 10만개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공학자 출신인 왕축은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인도 연방 직할지인 라다크에서 오랫동안 환경 운동과 교육 개혁 활동을 했으며 2018년에는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몬 막사이상을 받았다. 그의 삶은 인도 영화 '세 얼간이'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축이 강제로 병원에 이송되자 CJP를 만든 미국 보스턴대학교 학생인 아비지트 딥케(30)도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CJP는 SNS를 통해 "(인도 정부가) 왕축과 그의 가족의 동의도 받지 않고 강제로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CJP는 의회 회기가 시작되는 오는 20일 인도 국회를 향해 거리 행진을 하며 프라단 장관의 사퇴를 재차 요구하고 의대 시험 제도의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CJP는 지난 5월 실업 상태인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하루 만에 만들어졌고,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거리 시위를 했다.
인도 Z세대는 이 단체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CJP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2천만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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