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경제 4분의 1은 밤에 움직인다…오세훈, 서울의 '숨은 12시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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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경제 4분의 1은 밤에 움직인다…오세훈, 서울의 '숨은 12시간' 깨운다

아주경제 2026-07-19 11:3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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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서울의 야경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밤'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야간경제 종합전략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세계 도시들의 경쟁 무대가 바뀌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더 이상 낮 12시간에 머물지 않는다. 해가 진 이후의 시간까지 얼마나 생산과 소비를 만들어내느냐가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런던은 이미 도시경제의 약 4분의 1이 밤에 움직인다. 시드니는 '24시간 경제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심야 문화·관광을 국가 관광전략과 연결했다. 도쿄 역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공연과 쇼핑, 음식문화로 세계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세계 흐름 속에서 서울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야간경제(Night Time Economy)'를 도시 성장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민선 9기 첫 정례간부회의에서 야간경제 활성화를 핵심 의제로 채택하고 문화·관광·상권·교통·안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자리에서 야간경제를 "문화와 관광, 상권과 교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 시민의 여가문화를 바꾸고 도시 소비와 활력을 키우는 새로운 성장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단순히 야간축제나 관광상품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다. 도시가 잠자는 시간을 경제활동 시간으로 바꾸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개된 '2026 야간경제 보고서'는 전 세계 야간경제 규모를 연간 3~4조 달러(한화 4000~5500조 원)로 추산했다. 세계 GDP의 약 3%를 차지하며, 전 세계 고용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야간경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야간경제를 단순한 술집이나 클럽 산업이 아니라 공연과 관광, 숙박, 외식, 교통, 안전, 문화콘텐츠, 창조산업이 결합된 거대한 도시경제 생태계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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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이 경제가 된다.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달빛야장이다. 서울시는 19일 "야간경제 상생특구와 달빛야장 확대를 통해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사진=서울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런던이다.
올해 발표된 런던 나이트라이프 태스크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의 야간경제는 연간 1390억 파운드(한화 260조 원) 이상을 창출하며 100만 명이 넘는 야간 종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런던시는 이를 위해 독립적인 나이트라이프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공연장 보존, 심야교통 확대, 인허가 개선, 소음 갈등 조정, 안전관리까지 하나의 정책 체계로 관리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역시 뉴사우스웨일스(NSW) 정부가 '24시간 경제 전략'를 통해 심야 대중교통과 공연산업, 소상공인 지원, 규제 완화를 패키지로 추진하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도시들이 야간경제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브리즈번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도 심야 교통과 규제 혁신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와 클라크키, 주얼 창이공항 등을 중심으로 야간 공연과 미디어아트, 미식 관광을 결합해 관광객의 소비시간을 밤까지 연장하고 있다. 도쿄 역시 긴자·신주쿠·시부야를 중심으로 쇼핑과 공연, 음식문화를 심야 관광과 연계하면서 '잠들지 않는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 왔다.
 
서울도 이제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DDP와 광화문광장, 한강, 남산 등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보유하고도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골목상권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가 부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DDP와 광화문광장, 남산, 한강공원 등을 '야간경제 상생특구'로 지정해 야간영업 인센티브와 심야 대중교통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골목상권에는 '서울 달빛야장'을 올해 5곳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28년까지 2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술관과 박물관, 고궁의 야간 개방을 확대하고 심야버스 확충과 자율주행 심야교통 도입도 검토한다.
 
무엇보다 이번 정책의 특징은 추진체계다.
서울시는 야간경제총괄특보를 중심으로 기획조정실과 경제실, 문화본부, 교통실, 홍보기획관, 관광체육국, 민생노동국 등 7개 실·본부·국이 참여하는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야간경제를 특정 부서의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계획과 경제, 문화, 교통, 안전을 모두 아우르는 시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오 시장은 앞으로 최소 6개월 동안 직접 야간경제를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그 배경에는 민생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자리한다.
 
서울시 전체 사업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활력을 회복하고, AI 확산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청년 일자리를 문화·관광산업에서 새롭게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문화·관광산업은 제조업보다 취업유발 효과가 3~5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밤까지 연장되면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외식과 숙박, 교통, 보안, 청소,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산업으로 소비가 확산될 수 있다.
 
세계 도시들은 이미 밤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
런던은 밤을 도시 생산의 한 축으로 키웠고, 시드니는 24시간 경제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도쿄는 야간 관광을 도시 브랜드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역시 문화와 관광, 골목상권, 교통과 안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서울형 야간경제 모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세훈 시장이 민선 9기의 첫 간부회의에서 야간경제를 핵심 의제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을 '낮의 도시'에서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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