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웃도는 폭염에 유럽서 삼성·LG 에어컨 불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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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웃도는 폭염에 유럽서 삼성·LG 에어컨 불티 난다.

M투데이 2026-07-19 10:34: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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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럽용 '테르마 브이 모노블록'
LG 유럽용 '테르마 브이 모노블록'

 

[엠투데에 이세민기자] 기후변화가 유럽의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40도 안팎의 폭염이 더 이상 일시적인 이상기후가 아니라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 냉난방공조(HVAC) 산업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냉방 수요가 거의 없었던 유럽은 이제 글로벌 가전기업들의 최대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히 에어컨 판매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의 독특한 건축 규제와 친환경 정책에 맞춘 제품 공급에 초점을 맞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들도 싼 가격을 무기로 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EU)의 에어컨 보급 대수가 2050년 약 2억7,500만 대까지 증가, 지금보다 약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글로벌 에어컨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었다. 여름철에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가 이어졌고, 자연 환기를 선호하는 생활문화가 뿌리 깊었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환경정책도 에어컨 보급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었다.

실제로 프랑스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현재 약 2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이 90% 안팎,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5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수십 년에 한 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제는 거의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냉방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의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LG전자도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남유럽과 서유럽 지역의 가정용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유럽 시장은 단순히 수요만 늘어난다고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가장 큰 장벽은 역사적 도시가 가진 건축 규제다. 파리와 로마, 런던 등에는 수백 년 된 건축물이 밀집해 있다. 문화재 보호와 도시 미관을 이유로 외벽 타공이나 실외기 설치가 엄격하게 제한된다. 건물 외벽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곳도 적지 않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처럼 임대주택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집주인의 동의 없이는 냉방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기존 건물에 냉방 설비를 추가하려면 수천만 원의 공사비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결국 유럽에서는 좋은 에어컨보다는 설치가 쉬운 에어컨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때문에 실외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과 덕트리스(Ductless) 냉방 시스템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중국 가전업체들이 재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설치가 간편한 중저가 이동식 에어컨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응, LG전자는 일반 벽걸이형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LG 휘센 이동식 에어컨'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 제품은 창문으로 배기호스만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어 건물 외관을 훼손하지 않는다.

LG전자는 B2B부문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테르마 브이 모노블록(Therma V Monobloc)' 히트펌프와 AI 기반 공조 제어 솔루션 '멀티브이 아이(Multi V i)'를 앞세워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 친환경 주거단지 공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상업용과 주거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업용 시장에서는 지난해 유럽 최대 HVAC 전문기업인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약 15억 유로에 인수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주거용 시장에서는 실외기가 필요 없는 차세대 '펠티에(Peltier)' 냉각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냉매 압축 방식 대신 전기만으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HVAC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계절 특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시장 변화라고 분석한다. 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냉방은 필수 인프라가 되고, 친환경 정책이 강화될수록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신기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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