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VS 그린워싱…'핑크수소'의 미래는[이영민의 알쓸기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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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VS 그린워싱…'핑크수소'의 미래는[이영민의 알쓸기잡]

이데일리 2026-07-19 10: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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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탄소중립부터 RE100(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뉴스에 나오는 기후·환경 상식들. 알쏭달쏭한 의미와 배경지식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기후 잡학사전’(알쓸기잡)에서 삶과 밀접히 연결된 뉴스를 접해보세요.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사진=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주 ‘알쓸기잡’에서는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떠오르는 청정수소를 다뤘습니다. 여러 색깔로 구분되는 수소 중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수소가 있습니다. 바로 원자력 발전 기술로 생산하는 핑크수소인데요. 오늘은 이 수소 기술의 현주소를 함께 살펴보시죠.

핑크수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값싼 전기로 순수한 물이나 해수(담수)를 전기분해(수전해)해 생산하는 수소입니다.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고 있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인 전기분해는 전기로만 물을 분해하지만 원전에서 나오는 300~800도의 고온증기를 활용하면 고온수전해로 같은 양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전기를 약 25%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수소 생산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핑크수소는 수소경제의 게임체인저로 불리기도 합니다.

핑크수소는 24시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전 기술이 발달한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청정수소의 자급률을 높이고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료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핑크수소는 원전 부지와 기존의 송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하지 않아서 국토가 좁은 국내에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해외 선진국도 핑크수소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인 S&P글로벌은 2024년 한국에서 개최한 ‘제3회 청정수소 교역 이니셔티브 포럼’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핑크수소를 포함한 총 4000만t 이상의 청정수소가 생산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유럽연합(EU)도 “원자력 기반 수소를 청정수소 범주에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핑크수소의 환경성에는 나라마다 이견이 있습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따르면 탈원전을 추구하는 독일은 EU의 이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독일 연방경제부 대변인은 “원전은 재생에너지가 아니며 원전에서 생산된 수소 또한 그린수소가 아니라”고 발언했죠.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원전 가동과 핑크수소 생산은 자칫 눈 가리고 아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탈석탄·인공지능(AI) 대전환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핑크수소 기술을 육성키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수소경제 재도약을 위한 R&D·정책 방향’ 간담회에서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핑크수소와 그린수소의 실증을 거쳐서 국내에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갖고 있는 전략”이라며 “수소 선도 국가로의 비전과 전략을 정부가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원전 설계·운영 능력과 핑크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면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 선두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이 핑크빛 미래가 완성되려면 핵폐기물 처리 대책이 마련돼야 할 텐데요. 정부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알쓸기잡에서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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