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를 시작한 조용익 부천시장이 조직 안정과 시정 추진력 확보를 위한 정무기능 강화에 나섰지만,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승진 기회 축소와 산하기관 외부 인사 확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부천시와 부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최근 제293회 임시회에서 ‘부천시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개정안은 일반직 정원을 2천730명에서 2천726명으로 4명 줄이고, 별정직 정원을 7명에서 10명으로 3명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정원은 2천746명에서 2천745명으로 1명 감소한다.
시는 의회사무기구 의원 정수 감소에 따른 정원 조정과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직사회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별정직 3명 증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민선 8기 당시 원미·소사·오정구가 부활하면서 조직체계가 개편됐지만, 4급 서기관 승진 자리는 이전보다 8개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조직에서 승진은 주요 동기부여 요소로 꼽힌다. 승진 자리는 줄어든 반면 업무 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장기간 근무한 공무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화·산업·도시공사 등 주요 산하기관의 핵심 보직에 외부 인사가 잇따라 임명되면서 내부의 상실감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5급 이상 퇴직 공무원들이 부천문화재단 경영본부장, 부천산업진흥원 상임이사, 부천도시공사 경영본부장 등을 맡아 시와 산하기관의 정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주요 보직 상당수가 외부 전문가나 정치권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공직 경험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5급 공무원 A씨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다만 시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내부 공무원들이 산하기관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업무 연속성과 정책 추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 B씨는 “4급 승진 자리도 줄고 퇴직 이후 진출할 수 있는 산하기관 자리도 대부분 외부에 개방되면서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조직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직사회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부천시 입장에서는 정무기능 강화와 전문성 확보의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별정직 확대는 시장의 정책 추진력과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일반직 공무원이 담당하기 어려운 정책 조정과 대외 소통 업무를 위해 일정 규모의 별정직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공직사기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산하기관에는 전문성과 혁신성을 갖춘 외부 인재가 필요한 분야가 있지만, 시 행정 경험과 정책 이해도가 높은 내부 공무원의 경험도 조직 경쟁력의 한 축이라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와 내부 공직자 출신을 균형 있게 배치하는 인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장기적인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들도 공직사회 사기 저하가 행정서비스의 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에 거주하는 김모씨(58)는 “공무원들도 승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시민들에게 더 좋은 행정을 펼칠 수 있다”며 “외부 전문가 영입도 필요하지만 내부에서 성실하게 일한 공무원들이 인정받는 조직문화도 함께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동에 거주하는 이모씨(47)는 “결국 시민이 원하는 것은 행정서비스의 질”이라며 “공직사회 내부 갈등이 커지면 그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오는 만큼 조용익 시장이 조직을 하나로 묶을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선 9기를 시작한 조 시장에게는 별정직 확대를 넘어 공직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인사 원칙과 승진 체계, 산하기관 인사 운영의 균형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공직사회의 사기가 행정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조직 내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인사정책과 소통이 민선 9기 시정 운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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