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백남준 나의 파우스트 2점 故 김우중 회장 배우자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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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백남준 나의 파우스트 2점 故 김우중 회장 배우자 소유"

아주경제 2026-07-18 13:20: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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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배우자 정희자씨가 백남준의 대표작 '나의 파우스트' 연작 일부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창모 부장판사)는 정씨가 우양산업개발(옛 대우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동산인도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정씨는 우양미술관이 점유 중인 미술품 188점의 반환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 독일 작가 지그마르 폴케의 작품 등 총 3점에 대해서만 정씨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우양산업개발에 반환을 명령했다.

정씨는 "1991년께 남편이 지배하던 우양산업개발이 운영하는 경주 힐튼호텔과 우양미술관에 개인 소유 미술품을 전시·보관했지만, 이후 우양산업개발의 경영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작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우양미술관 큐레이터와 작품을 판매한 화랑 대표, 정씨의 옛 비서실 직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백남준 작품 2점과 지그마르 폴케 작품 1점은 정씨가 직접 구매한 것으로 인정했다. 또 정씨가 2014년 우양산업개발 측에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필요하면 언제든 회수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며 반환을 요구한 공문을 보낸 점도 소유권 인정의 근거로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나머지 185점에 대해서는 정씨가 구매했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며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는 자신이 우양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작성한 소장품자료카드에서 자신의 소유 작품에 'M' 코드를 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카드를 작성한 큐레이터는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은 작품에도 우선 'M' 코드를 기재했고, 이후 실제 소유자가 확인되면 수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소장품자료카드에 일부 작품의 코드가 'M'으로 기재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정씨의 소유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양산업개발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에 소유권이 인정된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은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나의 파우스트 연작 13점 가운데 일부다. 백남준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환경, 농업, 경제학, 인구, 민족주의, 영혼성, 건강, 예술, 교육, 교통, 통신, 연구개발, 자서전 등 인간 문명을 구성하는 13가지 요소를 주제로 연작을 완성했다.

나의 파우스트-경제학은 높이 3.1m의 제단 형태 구조물에 텔레비전과 세계 각국의 지폐·동전을 활용해 경제 시스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은 텔레비전과 다양한 종교 상징, 영상 오브제를 결합해 현대 문명 속 인간 정신의 본질을 조명했다.

두 작품은 오랜 기간 고장 난 상태로 우양미술관에 보관돼 왔으나, 지난해 미술관 재개관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주 개최를 계기로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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