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돌보다] "새벽 2시 근무자를 물어라"···좋은 요양 시설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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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돌보다] "새벽 2시 근무자를 물어라"···좋은 요양 시설 고르는 법

여성경제신문 2026-07-18 12:00:00 신고

3줄요약

휴대폰 배터리가 1% 남고서야 보조배터리를 찾는 게 사람 마음이다. 통장 잔고가 바닥나고, 건강검진 결과지에 빨간불이 켜지고, 부모님이 수술대에 누워야 “미리 대비할걸” 후회한다. 초고령사회도 다르지 않다. 2023년 기준 몸이 불편한 65세 이상 노인 18.6% 가운데 돌봄을 받는 비율은 47.2%에 그쳤다. 자식도, 국가도 내 노후를 온전히 책임져주지 않는다.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 한다. 복지 전문 기자 김현우의 연재 ‘돌보다’가 진짜 노후 준비가 무엇인지 뜯어본다. 

 

요양 시설 방문 전, 가족이 반드시 물어봐야 할 10가지 질문

1. "최근 3년 사이, 시설장(원장)이나 운영 법인이 바뀐 적이 있나요?"
2. "밤(야간 근무)에는 요양보호사 한 명이 몇 분의 어르신을 담당하나요?"
3. "이곳 요양보호사님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얼마나 되나요?"
4. "식사를 거부하시거나 밤에 배회하시는 어르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돌보고 계신가요?"
5. (점심시간 방문 시) "식사 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며, 스스로 드실 수 있도록 얼마나 기다려 주시나요?"
6. "낙상 방지를 위해 하루 종일 눕혀두는 대신, 하루에 침대 밖으로 몇 번이나 나오게 도와주시나요?"
7. "전동 리프트 같은 이동 보조 기구를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8. "한밤중에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면, 누가 확인하고 어떤 순서로 병원 이송과 보호자 연락을 하나요?"
9. "촉탁의 선생님은 가장 최근에 언제 다녀가셨고, 다음 방문일은 언제인가요?"
10. "계약된 기본요금 외에 병원 동행비 등 추가로 발생하는 비급여 비용 명세서 서면으로 받을 수 있나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부모님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될 요양 시설을 고를 때조차 모델하우스 고르듯 한다. 인터넷 검색창을 열고 건물 외관이 어떤지, 로비가 얼마나 넓고 쾌적한지, 갓 지은 신축인지만 따진다. 막상 내 부모님이 하루 24시간을 보낼 현실의 질은 묻지 않는다.

사실 건물 모양새보다 중요한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시설장이 몇 번이나 바뀌었습니까?"다. 식당 주인이 자주 바뀌는 집 치고 맛집이 없듯, 운영 법인이나 원장이 수시로 교체되는 요양원은 필연적으로 내부가 흔들린다. 리더십이 널뛰면 직원들의 근무 체계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르신들에게 돌아간다.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현장 전문가 임기웅 란달유디케어스 대표에게 '좋은 요양원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자문을 구해봤다. 

서류상 인원 말고 '새벽 2시' 근무자를 물어라

가족들은 흔히 "요양보호사가 몇 분이나 있나요?"라고 묻고 안심한다. 하지만 서류에 100명이 적혀 있든 200명이 적혀 있든, 내 부모님이 기저귀를 갈아야 할 새벽 2시에 일하는 사람이 부족하다면? 사서 걱정할 일이 생긴다. 질문을 바꿔보자. "낮과 밤에 한 명이 실제로 어르신 몇 분을 담당합니까?", "휴가자가 생기면 대타는 몇명이 후보군에 있습니까?" 진짜 실력은 야간 근무표와 땜빵 인력 구조에서 나온다.

이직률이 높으면, 부모님은 매일 '첫 만남'을 해야 한다

사람이 자주 바뀌면 어르신들은 매번 자신의 아픈 곳, 싫어하는 반찬, 치매로 인한 특이 행동을 새로운 직원에게 다시 설명(혹은 증명)해야 한다. 숙련된 직원은 어르신의 미세한 걸음걸이 변화만으로도 병을 잡아낸다. 평균 근속기간을 물었을 때 원장이 얼버무리거나 "그때그때 달라요"라며 시선을 피한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오자.

"맞춤형 돌봄"이라는 뻔한 대답의 함정

"개별 맞춤 돌봄 하시죠?"라고 물으면 십중팔구 "그럼요"라는 자동응답기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질문은 칼끝처럼 예리해야 한다. "식사를 거부하는 분은 어떻게 달래십니까?", "한밤중에 자꾸 돌아다니시는 분은 누가 쫓아다닙니까?" 이 질문에 구체적인 최근 사례를 들며 답하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한다면, 그곳의 매뉴얼은 장롱 면허와 다를 바 없다.

오전 10시 방문은 피하라

요양원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전투가 벌어지는 ‘점심시간부터 오후 프로그램 시간’이다. 이때 가보면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밥 투정하는 어르신을 직원이 어떻게 대하는지, 스스로 삼킬 때까지 기다려주는지, 아니면 바쁘다며 억지로 쑤셔 넣는지를 봐야 한다. 오후 프로그램 시간도 마찬가지다. 시간표엔 '미술치료'라 적혀 있는데 정작 어르신들은 거실에 멍하니 앉아 트로트 방송만 보고 있다면, 그 시간표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안전이라는 이름의 '합법적 감금'

낙상을 막겠다며 하루 종일 침대 난간을 올려두고 눕혀만 놓는 곳들이 있다. 관리하기 편하니까. 하지만 이는 교통사고 날까 봐 평생 집 밖에 못 나가게 하는 것과 같다. 움직임을 제한당한 어르신은 근육이 녹아내리고, 결국 욕창과 우울증을 얻는다. 좋은 요양원은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어르신이 스스로 걷고 움직일 기회를 악착같이 찾아주는 곳이다.

임기웅 란달유디스케어 대표 /본인제공
임기웅 란달유디스케어 대표 /본인제공

비싼 장비, 과연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우리 요양원엔 최신식 전동 리프트가 있습니다." 훌륭하다. 한데 막상 복도가 좁거나 화장실 문턱이 높으면 그 비싼 기계는 거실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쓰는 애물단지가 된다. 결국 직원이 생요령으로 어르신을 번쩍 들어 옮기다 다친다. 장비 목록에 속지 말고, 그 장비가 굴러갈 수 있는 건물 구조인지, 직원이 작동법은 아는지 현장에서 시연을 부탁해 보라.

응급실행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의 지휘자

협약 병원과 촉탁의가 있다는 말도 맹신해선 안 된다. 진짜 중요한 건 '오늘 밤 부모님에게 고열이 났을 때, 누가 가장 먼저 판단을 내리고 어떤 순서로 병원에 이송하며, 가족에게는 언제 연락을 주느냐'이다. 촉탁의의 이름 석 자보다, 마지막으로 다녀간 날짜가 언제인지 묻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다.

장기요양 평가등급의 함정과 비용의 숨은 그림 찾기

평가등급 A등급. 보기엔 좋다. 하지만 그 평가가 3년 전에 이루어졌고, 그 사이 원장과 핵심 인력이 싹 바뀌었다면 A등급은 유물에 불과하다. 비용 문제도 확실히 해둬야 한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상급침실료, 미용비, 병원 동행비 등 '비급여 항목' 명세서를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야 한다. 구두 약속은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휴지 조각이 된다.

결국 좋은 요양원을 고르는 일은, 부모님의 남은 하루하루를 존엄하게 지켜줄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로비의 샹들리에에 한눈팔지 말자. 부모님이 하루에 몇 번이나 침대 밖으로 나오시는지, 직원들이 지나가며 눈을 맞추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는지. 그 사소하지만 위대한 일상에 답이 있다.

*다음은 임기웅 란달유디스케어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ㅡ 가족이 요양원을 처음 알아볼 때 시설 규모나 건물 외관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기준은 

"가족들이 가장 먼저 눈여겨보는 게 건물 연식이나 로비 인테리어인데, 사실 이건 돌봄의 질과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처음 확인해야 할 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운영 주체의 안정성입니다. 설립된 지 얼마나 됐는지, 최근 3년간 시설장이 자주 교체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운영 주체가 자주 바뀌는 곳은 인력도, 서비스 질도 같이 흔들립니다.

둘째, 인력 대비 실제 케어 인원 비율입니다. 법정 배치 기준을 지키는지가 아니라, 그 기준을 얼마나 여유 있게 지키는지를 봐야 합니다. 셋째, 개인별 케어가 실제로 이뤄지는지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정식 케어플랜 문서를 갖춘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서보다 현장 관찰을 권합니다. 상담 중에 "지금 계신 분들 중에 식사를 거부하시거나 손이 많이 가는 분이 있나요? 그런 분은 어떻게 다르게 케어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답이 바로 갈립니다.

진짜 개별 케어를 하는 곳은 구체적인 사례를 즉시 이야기하고, 형식적인 곳은 "다 똑같이 케어해요"라며 얼버무립니다. 가능하면 식사 시간에 방문해서 배식 형태가 사람마다 다른지, 침상 옆에 개인별 특이사항을 적어둔 메모판이 있는지 직접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ㅡ 요양보호사와 간호인력의 수만으로 돌봄의 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인력의 숙련도와 근무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머릿수보다 중요한 게 이직률과 근속연수입니다. 요양보호사 평균 근속 기간을 직접 물어보세요. 대답을 흐리거나 "그때그때 다르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이직률이 높다는 신호입니다. 건강한 시설은 평균 근속 2~3년 이상, 핵심 인력은 5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는 국가자격 외 추가 교육 이수 여부입니다. 치매전문교육이나 낙상예방 교육이 형식적 이수증 발급용인지, 실제 실습 위주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근무 스케줄의 고정성입니다. 담당 요양보호사가 자주 바뀌면 입소자 입장에서는 매번 새로운 사람에게 몸을 맡기는 셈이 됩니다."

ㅡ 시설 방문 상담에서 입소자의 하루 일과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확인하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나. 식사·수면·목욕·재활·여가활동 가운데 특히 살펴볼 부분은 무엇인가.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으면 표준화된 답변만 돌아옵니다. 이렇게 물어야 실질적인 답이 나옵니다. "식사 시간에 삼킴 곤란이 있는 분은 어떻게 다르게 케어하나요?", "밤에 배회하시는 분은 몇 시에 누가 확인하나요?", "재활 프로그램은 물리치료사가 직접 하나요?" 특히 여가활동은 시설의 진짜 수준을 가르는 항목입니다. TV 시청이나 단체 체조만 반복하는 곳인지, 인지 자극 프로그램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가능하면 오후 2~4시, 프로그램이 실제로 진행되는 시간에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ㅡ 치매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입소할 경우 낙상, 욕창, 배회, 응급상황에 대비한 체계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가족이 확인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 항목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많은 시설이 낙상이나 배회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억제와 제한 위주의 대응을 한다는 점입니다. 침대 난간을 항상 올려두거나, 배회를 막기 위해 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이죠. 겉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이건 손쉬운 방법일 뿐, 좋은 케어는 아닙니다. 침대 난간을 계속 올려두면 당장의 낙상은 줄일 수 있어도, 입소자가 스스로 움직일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그러면 근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결국 폐용증후군으로 이어져서 거동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그래서 확인해야 할 건 "어떤 억제 조치를 하나요"가 아니라 "낙상 위험이 있는 분들에게 어떤 운동이나 활동 프로그램을 하고 있나요"입니다. 하지 근력 운동, 균형감각 훈련, 보행 보조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지, 아니면 그냥 눕혀두고 난간만 올리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배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출입을 막기보다, 안전한 동선 안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뒀는지, 배회를 인지저하 어르신의 자연스러운 욕구로 이해하고 대응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욕창도 체압 관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체위변경이 기본이긴 하지만, 영양 상태가 부족하면 피부 재생력이 떨어지고, 목욕과 청결 관리가 부실하면 습기와 마찰로 욕창이 악화됩니다. "체위변경 몇 시간마다 하나요"뿐 아니라 "영양 상태가 안 좋으신 분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목욕은 주 몇 회인가요"까지 함께 물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하루 중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려고 노력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식사도 앉아서 하는지,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매일 휠체어로 이동시키는지가 실질적인 지표입니다.

응급상황 대비는 매뉴얼의 최신성과 훈련 흔적, 장비의 관리 상태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결국 낙상과 배회, 욕창을 예방한다면서 움직임 자체를 없애버리는 시설은 당장은 사고가 안 나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입소자의 신체 기능과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좋은 시설은 위험을 없애는 게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움직임과 존엄을 지키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 원칙은 뒤에서 말씀드릴 소통 방식이나 현장 분위기와도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ㅡ 요양보호사가 입소자를 침대나 휠체어로 옮기는 장면에서도 시설의 안전 수준이 드러날 수 있다. 리프트와 이동 보조기구를 갖춘 시설인지, 실제로 사용하는 시설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리프트가 있는지 여부만큼 중요한 게, 그 리프트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인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건물 구조가 이동을 방해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먼저 생활실 입구, 화장실 입구, 복도 사이에 문턱이나 단차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센티미터만 단차가 있어도 리프트 바퀴가 걸려서 결국 직원이 힘으로 들게 됩니다. 화장실은 입구가 넓어도 안에서 회전할 공간이 없으면 소용이 없고, 다인실은 침대 간격이 좁으면 리프트를 아예 갖다 댈 수 없습니다. 이런 곳은 결국 직원 두세 명이 허리 힘으로 옮기게 되는데, 그 장면 자체가 시설의 안전 수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건물이 처음부터 요양시설로 설계됐나요, 아니면 용도 변경한 건물인가요?"라는 질문 하나로도 구조적 한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ㅡ 요양원과 협약을 맺은 병원이나 촉탁의가 있다는 설명만으로 의료 대응력을 판단해도 되는가. 야간·휴일 응급상황과 만성질환 관리 체계는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

"협약병원이 있다는 건 최소 요건일 뿐, 실제 대응력과는 별개입니다. 서류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우니 간접적인 방법을 권합니다. 야간 간호인력 상주 여부는 저녁이나 이른 아침 시간대에 방문해서 간호사실에 불이 켜져 있는지 직접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야간에 응급 상황이 생기면 지금 이 순간 누가 제일 먼저 판단하나요?"라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실제 구조가 드러납니다. 촉탁의 방문은 "이번 달 방문일이 언제였어요?"라고 물었을 때 즉시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는지로 실체를 가늠할 수 있고, 만성질환 관리는 배약 시간에 방문해서 개인별 약봉투가 이름과 시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지 보시면 됩니다. 가능하다면 이미 입소해 있는 다른 가족에게 "여기서 응급 상황 생긴 적 있으세요?"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ㅡ 장기요양기관 평가등급과 행정처분 이력은 요양원을 고를 때 어느 정도 비중으로 봐야 하나. 공개된 평가자료에서 가족이 놓치기 쉬운 항목은 무엇인가.

"평가등급은 참고 자료로는 유용하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삼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평가 항목 자체가 서류와 시스템 위주라, 실제 돌봄의 정서적 질까지는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행정처분 이력의 내용입니다. 단순 서류 미비인지, 인권침해나 안전사고 관련 처분인지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둘째는 평가 시점과 현재 상황의 시차입니다. 평가는 보통 3년 주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이후 운영진이나 핵심 인력이 바뀌었다면 지금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ㅡ 입소 계약을 체결하기 전 기본 이용료 외에 식재료비, 상급침실료, 이·미용비, 병원 동행비 등 추가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나.

"구두로 듣는 비용 설명은 나중에 "그런 말은 안 했다"는 분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명세서를 받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계약서 자체에 조항으로 반영하시길 권합니다. 비용 명세서를 별첨으로 첨부하고 계약서 본문에 "별첨의 비용 명세서는 본 계약의 일부로 한다"는 조항을 넣어야 법적 구속력이 생깁니다. 비용이 인상될 때는 최소 30일 전 서면 통지 조항을 넣어야 하고, 병원 동행비처럼 애매한 항목은 정액제인지 실비 정산인지 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상급침실료는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요한다"는 문구를 넣어두면 빈 방이 없어 자동으로 옮겨지고 비용만 청구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고, 퇴소 시 선불 비용의 환불 기준도 함께 명시해야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별첨으로 비용 명세를 계약서에 첨부해주시던데, 여기도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보시면 대부분 거부감 없이 응해주고, 오히려 난색을 표하는 시설이라면 그 자체가 경고 신호로 봐야 합니다."

ㅡ 좋은 요양원은 가족과 소통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평가가 있다. 입소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변화를 얼마나 자주, 어떤 형태로 공유하는 시설이 바람직한가.

좋은 시설의 소통 체계는 두 가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응대 창구가 누구에게 집중되어 있는가입니다. 센터장 한 명만 가족 응대를 전담하는 시설은 정보가 걸러지고 단순화되기 쉽고, 센터장 부재 시 응대 자체가 안 되는 공백이 생깁니다. 반대로 건강 문제는 간호사가, 생활 전반은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가, 비용 문제는 원무 담당이 각자 직접 소통하는 구조라면 정보가 원본 그대로 전달됩니다. "건강 문제가 생기면 누가 저한테 직접 전화하나요?"라고 물어보면 이 구조가 바로 드러납니다.

다른 하나는 요청 시에만 답하는지, 이상 징후가 생겼을 때 먼저 연락하는지입니다. 가족이 전화했을 때만 답해주는 곳은 수동적 정보 제공에 머무는 것이고, 좋은 시설은 식사량이 줄거나 미열이 있는 등 이상이 발견된 즉시 먼저 연락합니다. "지난달에 컨디션이 안 좋아지신 분이 있었다면 그 가족한테는 언제, 어떻게 연락하셨어요?"라고 물어보시면 추상적으로 답하는 곳과 구체적인 사례가 바로 나오는 곳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사실 이 소통 방식은 4번에서 말씀드린 신체 억제 문제와 뿌리가 같습니다. 이상 징후를 먼저 알리는 것과, 낙상을 막으려고 억제하는 대신 활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둘 다 입소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심하게 살피려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반대로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는 시설, 침대 난간만 올려두는 시설은 결국 관리의 편의를 우선하는 같은 뿌리의 문제입니다."

ㅡ 대표께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곳은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하는 위험 신호는 무엇인가. 반대로 입소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결정적 신호는 무엇인가.

"위험 신호로는 방문 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 입소자들이 낮 시간에 대부분 침대에 누워있거나 방치되어 있는 모습, 직원들이 입소자와 눈을 맞추지 않고 기계적으로 업무만 처리하는 모습, 그리고 구체적인 질문에 애매하게 답하거나 서류 열람을 꺼리는 태도를 꼽습니다. 반대로 긍정 신호는 입소자들이 낮 시간대에 거실이나 프로그램실에 나와 있고 표정이 밝은 경우, 직원이 입소자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며 짧게라도 대화를 나누는 모습, 질문했을 때 기록이나 자료를 즉시 꺼내 보여주는 투명성, 그리고 상담 시 한계점도 솔직하게 짚어주는 태도입니다.

이 신호들도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이 시설이 위험을 없애기 위해 사람을 제한하는 곳인가, 아니면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사람의 움직임과 존엄을 지키려 애쓰는 곳인가. 이 질문 하나가 낙상·배회 대응 방식부터 가족과의 소통 방식, 현장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다 설명해줍니다. 서류나 등급으로는 절대 드러나지 않지만, 방문했을 때 입소자들의 표정과 움직임, 직원들이 말을 건네는 방식만 봐도 충분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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