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헐값 매각’ 논란을 빚은 시흥 배곧경제자유구역 연구개발(R&D) 부지 문제가 매각 6년여 만에 일부 토지 반환과 법원의 강제조정으로 일단락됐다.
저가 매각 논란에서 시작해 사업계획 미이행, 외국인투자기업 관리 부실, 감사원 감사로까지 이어진 만큼 시흥시의 공유재산 처분과 사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흥시와 ㈜샤랩은 최근 수원지법의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하고 배곧동 271번지 R&D 부지 가운데 약 3천646㎡(약 1천100평)에 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해당 토지를 반환받는 대신 샤랩에 매매대금 36억4천564만4천179원을 돌려준다.
토지 분할이 완료되면 샤랩은 근저당권을 말소한 뒤 소유권 이전과 토지 인도 절차를 진행한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토지 인도 소송과 가처분, 즉시항고 등 모든 법적 절차도 취하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은 시가 샤랩의 사업계획 미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제와 토지 반환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샤랩도 가처분 이의신청 등으로 맞서며 법정 공방을 벌였지만, 양측이 법원의 강제조정을 수용하면서 분쟁은 종결됐다.
논란은 2023년 초 경기일보 보도로 본격화됐다. 시는 2020년 8월 배곧지구 R&D 부지 1만1천709㎡를 외국인투자기업인 샤랩에 117억원, 3.3㎡당 약 330만원의 조성원가 수준으로 공급했다.
그러나 인근 도시지원시설용지가 당시 3.3㎡당 750만~1천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고, ‘헐값 매각’과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기업 공급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에는 사업계획 미이행 문제가 불거졌다. 샤랩은 1단계 건물을 준공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협력기업과 조인트벤처의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단계 사업부지는 착공조차 하지 않았다.
시는 수차례 사업계획 이행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환매특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 해제와 토지 반환을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감사원 감사 결과도 시의 부실한 행정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시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산업·상업 혼합용지를 공급하면서 사업계획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외국인투자기업 자격으로 조성원가에 토지를 공급받은 샤랩이 이후 외국인 투자자본을 회수해 사실상 국내기업으로 전환됐는데도 시가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본 회수 시 환매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도 계약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과제는 남았다. 시가 전체 부지가 아닌 일부만 반환받은 데다 토지 반환 대금까지 지급하게 되면서 행정 신뢰도에도 부담을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소송 종결이 아닌 공유재산 관리 실패 사례로 보고 있다. 사업계획 이행 점검과 외국인 투자 유지 여부 확인을 강화하고, 환매특약과 계약 해제 조항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급가격 검증 강화와 사업 미이행 시 신속한 행정조치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의 공유재산 관리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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