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자국민 원숭이로 묘사한 中 관영매체에 "인종차별"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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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자국민 원숭이로 묘사한 中 관영매체에 "인종차별" 항의

연합뉴스 2026-07-18 10:28: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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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영상서 필리핀 전통의상 입은 원숭이가 "멍청하다" 말 듣고 물대포 맞아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가 만든 필리핀인 비하 AI 영상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가 만든 필리핀인 비하 AI 영상

[데일리 가디언 필리핀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해 온라인에 올렸다. 필리핀 정부는 인종차별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AP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영문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AI 영상을 자사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AI 영상에는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은 원숭이가 미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사람 팔의 지시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원숭이는 "멍청하다"는 말을 들은 뒤 "남중국해 중재 판정"이라고 적힌 종이를 꺼내 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로 내던져진 뒤 물대포 공격을 받는다.

문제의 AI 영상이 SNS에 올라온 시점은 지난 10일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 판결 10주년을 맞아 필리핀이 기념행사를 연 날이다.

과거부터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 영역 대부분이 자국에 속한다고 주장했고, 필리핀은 2013년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했다며 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사실상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PCA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은 202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임 정권의 친중 노선을 뒤집었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필리핀 외교부는 "(해당 AI 영상은) 인종차별적이고 심각하게 모욕적"이라며 "불쾌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자료를 삭제하라"며 "중국이 공론장에서 존엄성과 존중을 지키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최근 중국 공산당의 비인간적 행위는 너무나 명백해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다"며 "그들이 안정적이거나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 영상이 자국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논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이날 현재 차이나데일리 페이스북 계정에서는 삭제된 상태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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