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헤어지지 못하는 손님, 떠나갈 수 없는 브랜드’ 보고서에서 금융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금융소비자가 주거래은행에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브랜드에 대한 애착은 높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 언제든 다른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사 충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의 은행 이탈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보다 거래 환경 변화나 경쟁 은행과의 비교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은행 거래를 축소하거나 중단한 이유는 이사나 영업점 폐쇄 등 상황 변화와 타행 비교가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부정적인 경험 때문이라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이 같은 특성은 실제 고객 이동으로도 이어져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은행을 옮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래은행에 대한 충성도도 높지 않았다. 상황이 바뀌어도 현재 은행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프리미엄 충성’ 의향은 약 30%에 머문 반면, 절반가량은 상황에 따라 다른 은행으로 옮길 수 있다고 답했다. 시중은행 간 경쟁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는 소비자도 10명 중 9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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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디지털 금융의 발달이 은행 간 이동 장벽을 낮추면서 단순한 금리나 혜택 경쟁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중심의 로열티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AI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보상과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객의 금융 상황과 생애주기,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실시간 혜택을 제공하고, 게임 요소나 맞춤형 상담 등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고객 충성도 강화를 위해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거래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연구소는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가 고객 유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연구소는 고객 관리 기준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거래 실적이나 재구매율뿐 아니라 금융 역량, 브랜드 만족도, 시장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한 ‘금융생활 웰니스’를 충성도 관리 지표에 포함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을 넘어 금융생활의 안정감과 자신감까지 높이는 것이 진정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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