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N산업] "코트도, 텐트도 혼자 쓴다"… 1인 가구가 재편한 레저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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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N산업] "코트도, 텐트도 혼자 쓴다"… 1인 가구가 재편한 레저 지형도

뉴스컬처 2026-07-17 15:59: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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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직장인이 무인 스크린 테니스 부스에서 홀로 라켓을 휘두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퇴근 후 직장인이 무인 스크린 테니스 부스에서 홀로 라켓을 휘두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퇴근 후 30대 직장인 김 모 씨의 발걸음은 북적이는 대형 피트니스 센터나 풋살장이 아닌 무인 스크린 테니스장으로 향한다. 팀 인원을 모으고 구장 일정을 조율하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땀을 흘리기 위해서다. 과거 가족이나 동호회 단위로 뭉쳐야 즐길 수 있다고 여겨졌던 야외 스포츠 활동이 철저히 파편화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나홀로 운동족’이 레저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다인용 인프라 중심이던 레저 마켓은 1인 가구 증가라는 거대한 인구 구조 변화에 ‘1인용’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중이다.

◇“여가 동반자는 나 자신”… 지표가 증명한 솔로화

솔로 레저는 일시적인 유행을 탈피해 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를 살피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34.5%(750만 2천 가구)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 가구 중 한 곳 이상은 1인 가구인 셈이다. 이 같은 인구 구조의 팽창은 여가 형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상을 정확히 뒷받침한다. 주된 여가 활동 동반자를 묻는 항목에서 ‘혼자서’라는 응답은 전체의 51.8%를 기록해 절반을 훌쩍 넘겼다. 가족(33.5%)이나 친구(10.4%)와 함께한다는 비율을 가볍게 압도하는 수치다. 과거 여럿이 모여야 여가의 즐거움을 느꼈던 대중의 심리가 이제는 철저한 개인화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치 있게 쓰려는 성향이 짙어지면서, 1인 맞춤형 시장에 흘러드는 자본의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우상향하는 궤적을 그리고 있다.

1인 가구 비중과 혼자 즐기는 여가 확산, 실내 스포츠 매출 및 소형 캠핑용품 판매 증가를 수치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사진=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비중과 혼자 즐기는 여가 확산, 실내 스포츠 매출 및 소형 캠핑용품 판매 증가를 수치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사진=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쪼개진 헬스장·AI 랠리… 프라이빗 인프라 폭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방향이 확연히 달라지자 체육시설 업계는 발 빠르게 공간을 개조하고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프라이빗 인프라’의 팽창이다. 타인과 땀 묻은 기구를 번갈아 써야 했던 대형 공간의 대안으로, 독립된 방에서 혼자 운동하는 ‘1인 짐(Gym)’ 대관 비즈니스가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입문을 제어하고 오직 스스로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비대면 모델이 대세로 굳어졌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나 기계와 대결하는 시스템도 대성황을 이룬다. KB국민카드가 신용·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했던 '스포츠·레저 업종 소비 동향'에 따르면, 스크린 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 가맹점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배(215%)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 없이 로봇 머신과 탁구공을 주고받는 무인 탁구장과 스크린 테니스장의 방문객 수치가 고점을 경신 중이다. 짝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도, 초보자로서 겪는 진입 장벽의 부끄러움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거대한 스포츠 공간이 철저히 1인용으로 잘게 쪼개지는 현상이다.

호숫가 캠핑장에서 1인용 텐트와 소형 장비를 갖춘 캠퍼가 휴식을 즐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호숫가 캠핑장에서 1인용 텐트와 소형 장비를 갖춘 캠퍼가 휴식을 즐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초경량·초소형 장비 뜬다… 유통 마켓 지각변동

공간 인프라의 파편화는 용품 및 하드웨어 유통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직결된다. 부피를 최소화하고 휴대성을 극대화한 ‘초경량·초소형’ 장비가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캠핑 업계의 체질 개선이 두드러진다. 4인 가족 중심의 거대한 리빙쉘 텐트 수요는 주춤한 반면, 배낭 하나에 모든 짐을 꾸려 떠나는 백패킹용 1인 텐트 판매량은 눈부신 호조를 띤다.

실제로 G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 업계의 레저용품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인용 텐트와 소형 화로대, 초경량 캠핑 의자 등 이른바 ‘솔로 캠핑(혼캠)’ 관련 용품 판매량이 품목별로 전년 동기 대비 40~70%가량 급증하는 흐름이 지속해서 관찰된다. 주목할 대목은 객단가의 가파른 상승세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 여가 투자를 아끼지 않는 1인 가구 특성상, 크기는 작아도 성능이 뛰어난 프리미엄 라인업에 기꺼이 거액을 지불한다. 가격 저항선이 무너지면서 제조사들은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한 고사양 솔로 아이템 연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립형 피트니스룸을 찾은 방문자가 덤벨 운동에 집중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독립형 피트니스룸을 찾은 방문자가 덤벨 운동에 집중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초개인화 시대, 산업 생존 공식의 전면 재편

타깃층이 극도로 세분화됨에 따라 스포츠 마켓에서 ‘1인 맞춤형 서비스’는 틈새를 공략하는 이색 기획이 아니라 절대적인 필수 생존 전략으로 격상됐다. 획일화된 다인용 패키지나 고전적인 대형 서비스 모델만 고집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경영 환경이 조성됐다. 초개인화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선제적으로 발맞추는 브랜드만이 새로운 부를 거머쥘 수 있다.

스포츠용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장비를 구매하거나 공간을 대여할 때 ‘우리’가 아닌 오직 ‘나’에게 얼마나 완벽하게 최적화되어 있는지를 최우선 가치로 판단한다"며 "1인 가구의 깐깐하고 섬세한 취향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초개인화 인프라 구축 여부가 다가올 레저 마켓의 주도권을 움켜쥐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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