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29·SSG 랜더스)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사이즈'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다.
아빌라는 지난 16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6-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8일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선수로 SSG 유니폼을 입은 아빌라는 후반기 첫 경기부터 선발 중책을 맡았다. 부담이 큰 KBO리그 데뷔 무대였으나 기대 이상의 투구로 첫 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부진과 부상 악재가 겹친 SSG 선발진은 전반기 86경기 동안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리그 최저인 10차례에 그쳤다. 하지만 아빌라는 첫 등판부터 QS를 달성하며 불펜 부담을 덜고 선발진 안정화에 힘을 보탰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를 두루 거친 아빌라는 수준급 커리어를 자랑한다. 올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다소 고전(3승 7패 평균자책점 7.50)했지만 현장 평가는 그 이상이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아빌라 정도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잘 데려가는 거다. 구속도 올라왔고, 타자 몸쪽으로도 잘 던진다. 올해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이랑 수비 도움을 진짜 못 받았다"고 말했다. 아빌라는 2025시즌을 앞두고 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도 KBO리그 복수 구단의 영입 후보로 거론될 만큼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베니지아노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SSG는 빠르게 아빌라와 접촉, 계약을 끌어냈다.
다만 영입 과정에서 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빌라의 공식 프로필상 키는 1m80㎝로, 올해 개막전 기준 리그 최장신 투수였던 맷 매닝(전 삼성 라이온즈) 커티스 테일러(NC 다이노스) 앤서니 베니지아노(전 SSG·이상 1m98㎝)와 비교하면 약 20㎝ 가까이 작았다. 투수에게 체격 조건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키는 공을 던질 때 보폭을 넓히는 스트라이드(Stride)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키가 작을수록 투구 시 공을 끌고 나오는 거리인 익스텐션(Extension)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는 긴 신체 조건을 가진 투수가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도 이 부분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종합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보여준 아빌라의 위력은 그 이상이었다. 최고 155㎞/h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섞어 노련하게 KIA 타선을 막아냈다.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동시에 변화구와 완급 조절까지 선보이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낯선 리그와 첫 상대를 맞아 ‘생소함’의 이점을 누린 것인지, 꾸준한 활약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계약 당시 제기됐던 체격 조건에 대한 우려와 약점은 첫 등판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