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세상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보트 타고 중국 탈출한 반체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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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세상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보트 타고 중국 탈출한 반체제 인사

BBC News 코리아 2026-07-17 12:41: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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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깃발을 들고 있는 둥광핑
Dong Guangping
둥광핑은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캐나다에 정착했다

타고 있던 고무보트가 거친 파도 속에서 요동치자, 이틀 동안 잠 한숨 자지 못한 둥광핑은 두려움이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68세의 중국 반체제 인사인 그는 바다를 통한 중국 탈출은 무척 위험한 시도임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어려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바다 한가운데서 햇볕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고, 휴대폰 배터리는 거의 바닥났으며, 휴대용 충전기도 방전된 상태였다. 하늘과 바다 외에는 주변에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기 전, 디지털 나침반이 자신을 한국으로 안내해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 위험한 탈출을 끝낸 지 거의 2달 만에 BBC 중국어 서비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둥은 "방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중국으로 다시 떠밀려 갈 수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중국 동부 산둥성에서 출발한 지 40시간 만인 5월 27일 밤, 둥은 한국 해역에서 해경과 어부들에 의해 구조됐다.

한국에서 짧게 구금생활을 마친 그는 이후 가족이 살고 있던 캐나다로 이주했다.

토론토에서 화상 통화를 통해 BBC 중국어 서비스와 인터뷰에 응한 그는 "중국에서는 살아남을 길이 없었다"고 했다.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남은 평생 평온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중국 공산당에 제가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저를 막을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는 것을요."

한편 이와 관련해 의견을 묻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BBC에 중국 정부가 "법률에 따라 자국민의 출입국을 관리하며, 중국 국민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관으로 일하다 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둥은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중국에서 여러 차례 투옥됐다.

1999년, 둥은 잔혹했던 천안문 민주화 시위 진압 10주년을 기념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13년간 근무한 경찰에서 해고됐다.

그 후 2001년에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그는 2014년 또 다른 천안문 사태 추모 행사에 참여한 혐의로 재투옥됐다.

둥은 이전에도 4차례 중국 탈출을 시도했으나, 매번 강제 송환당했다.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 나는 한 가지 신념을 굳게 지켜왔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9월, 그는 아내와 딸과 함께 방콕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UN으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고, 캐나다에서의 재정착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캐나다로 떠나기 며칠 전, 태국 당국은 둥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그는 중국에서 "국가 전복 선동" 및 "불법 국경 통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9년 석방된 이후에는 대만의 작은 섬인 진먼을 향해 헤엄쳐 다시 탈출을 시도했으나, 중국 어부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고, 결국 출국 자체를 금지 당했다.

2020년, 그는 중국 탈출에 성공해 베트남 땅을 밟았다. 하노이에서 2년 동안 숨어 지냈으나, 결국 중국으로 강제 송환돼 거의 1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그리고 2023년, 감옥에서 풀려났다.

이렇듯 여러 차례 실패했으나, 그의 결의는 오히려 더욱 굳건해졌다. 그는 더 대담하고 위험한 계획을 떠올렸다. 서해를 가로질러 300km 이상을 항해한 뒤, 한국 해안을 따라 일본으로 가는 것이다.

그는 "매우 위험한 경로이다. 목숨을 내놓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올해 5월, 단 몇 시간 동안 항해 연습을 한 그는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엔진이 장착된 길이 3.3m의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에 몸을 내맡겼다.

정작 바다에 나가보니 날씨가 좋지 않아 그는 경로를 변경해 더 가까운 목적지인 한국 쪽으로 향했다.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탓에 그는 어지러움과 극심한 피로를 느꼈다. 한번은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는데, 자신의 배가 방금 대형 화물선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초만 더 자고 있었다면 그 배와 충돌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던 5월 25일 오후 8시 30분경, 그는 근처에서 어선을 발견했고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는 한국 태안군 해안으로 구조됐다.

그리고 인천의 난민 센터로 보내졌다가, 이후 캐나다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가받았다.

한편 그는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탈출한 최초의 중국 반체제 인사는 아니다.

2023년에는 또 다른 중국의 시민운동가 권평이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으로 탈출했다. 권 또한 처음에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금됐으나, 이후 미국에 정착했다.

토론토행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 그는 "항공권을 손에 쥐고 큰 감정에 휩싸였다"고 한다.

중국에서 탈출하기 불과 며칠 전 어머니의 95번째 생일을 축하했던 둥은 어머니에게조차 떠날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께 효도를 다하지 못한 것, 그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추가 보도: 파클람 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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