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2020년 대선 광범위 개입"…美언론들 "음모론 재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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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2020년 대선 광범위 개입"…美언론들 "음모론 재탕"(종합)

연합뉴스 2026-07-17 12:0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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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권자 파일 2억2천만건 불법수집…선거 결과에 영향 시도"

"정보당국, 알고도 은폐…러·中·이란·北이 선거 인프라 침해 가능"

NYT·CNN·NBC 팩트체크 "이미 공개된 기록, 부정선거 증거 발견 안돼"

대국민 연설하는 트럼프 대국민 연설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실패한 지난 2020년 미 대선에 중국이 광범위하게 개입,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수집·분석했다는 자료를 공개했는데, 언론에선 기존에 제기된 음모론을 명확한 증거 없이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백악관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 및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가 수집하고 미 정보기관들이 검토한 2020년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 자료를 공개했다면서 그 요지를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에는 중국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여겨지는"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천만건을 매수 또는 해킹 등으로 불법 확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권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선호도, 그리고 유권자 등록을 비롯해 "다른 비도덕적 활동에 필요한 민감한 데이터"가 포함됐으며, 중국 당국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데이터 활용 부서"를 뒀다는 것이다.

그는 "2018년 중반 중국은 미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이후에는 2020년 대선 결과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중국 공산당의 정책은 미국 대통령(트럼프 1기)에 반대하는 모든 국내외 요소를 활용해 미국 대통령의 득표수를 줄이고, 그를 사임하게 하거나 재선을 막는 것"이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대선 개입 시도를 인지하고도 "그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고 숨겼다"며 "대통령이었던 내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 정·재계와 언론에 포진한 실세를 의미하는 이른바 '딥스테이트' 구성원들이 중국의 대선 개입에 대한 정보를 은폐·축소했으며, 중국 당국이 미 언론인들을 매수했다고 주장한 뒤, 사법 당국의 수사와 기소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투표 집계 시스템도 득표수 조작 등 외부의 선거 개입 시도에 취약하다면서, 2020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디지털 방식으로 조작해 당선됐다는 사례를 들었다.

특히 "한 평가(보고서)가 언급했듯, 우리는 최소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을 비롯한 미국의 적대국들과 비국가 단체들이 미국의 선거 인프라를 침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신의 (선거) 시스템이 과거처럼 다시는 절대로 해킹되거나 침해되지 않도록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유권자 등록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허위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사례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포착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안보부의 조사에 따르면 시민권이 없는 27만8천명이 유권자로 등록됐으며, 민주당 성향 주(州)들이 제공을 거부한 자료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크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의 선거 개입 의혹 및 개입 가능성, 미국의 취약한 선거관리 시스템을 거듭 거론하면서 "도둑맞은 선거를 다시는 지켜보지 않도록" 유권자 신분 검사를 강화하는 'SAVE 법안'의 처리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NBC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대부분 기존에 알려진 내용이나 일각에서 회자하는 음모론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NYT는 "온도조절장치를 통한 중국의 투표기 해킹, 이탈리아 위성을 사용한 투표 결과 조작 주장, 선거 관리원의 '조 바이든 표' 반입 등 공상적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2020년 대선을 조사한 지방 및 연방 차원의 조사와 법원 절차에서 트럼프가 주장한 부정행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선거 데이터 조작 능력은 이미 정보당국이 우려한 바 있지만, 이들 국가가 미국 각지에 분산된 선거 시스템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 바 있다고 상기했다. 중국의 미국인 개인정보 수집 역시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비(非)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규모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NBC는 유권자 데이터가 누구든지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공화·민주당 내에서도 투표 결과 조작설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0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작전을 검토했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높은 신뢰도"로 판단하면서, 누가 이기든 "개입하다 적발될 위험을 감수할 만큼 중국에 유리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고 NBC는 전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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