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SNS 글도 처벌받나요?”…‘입틀막법’과 ‘가짜뉴스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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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SNS 글도 처벌받나요?”…‘입틀막법’과 ‘가짜뉴스법’ 사이

이데일리 2026-07-17 11:14: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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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싫다.” “장동혁 대표는 정치를 못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올리면 앞으로 처벌받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정도의 표현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아니다.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는 객관적인 사실 여부를 따지기 어려운 ‘의견 표현’이기 때문이다. 다만 표현의 수위와 전체 맥락에 따라 기존 형법상 모욕이나 명예훼손 문제가 별도로 제기될 가능성은 있다.

지난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여권은 조회수와 광고수익을 노린 악의적 허위정보 유포자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가짜뉴스 근절법’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비판적인 표현을 위축시키고 플랫폼을 사실상 검열 도구로 만들 수 있는 ‘입틀막법’이라고 맞선다. 법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14만명을 넘겼다. 그러나 정치권의 주장만으로는 일반 이용자가 자신이 쓴 SNS 글이 법 적용 대상인지, 최대 5배 배상이 누구에게 적용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법의 실제 적용 구조를 살펴봤다.

(사진 = ChatGPT 가공)
(사진 = ChatGPT 가공)


◇Q. “이재명 대통령 싫다”는 글도 손배 대상일까

원칙적으로 아니다. “싫다”, “정책이 최악이다”, “정치를 못한다”는 표현은 개인의 의견에 가깝다. 개정법이 규율하는 핵심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내용을 허위로 꾸미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해 유통하는 행위다.

개정법은 ‘허위정보’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로, ‘조작정보’를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한 정보로 규정했다. 또 작성자가 허위·조작정보라는 사실을 알면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유통한 경우를 ‘허위조작정보’로 규율하며, 풍자와 패러디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글은 의견이다. 반면 “A 국민의힘 의원이 B씨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았다”는 글은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 적시다. 후자가 허위이고 이를 고의 또는 과실로 퍼뜨려 피해를 일으켰다면 민사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의견 형식을 취했다고 언제나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모욕적인 표현을 썼다면 기존 형법상 모욕죄가 별도로 문제 될 가능성이 있다.

◇Q. 일반인도 SNS에 허위 내용을 올리면 최대 5배를 물어내나

모든 일반 게시자에게 최대 5배 가중배상이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가중배상 대상을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게재자 가운데 정보 게재 수와 구독자 수, 조회수 등이 시행령상 기준을 충족한 사람으로 제한했다.

시행령상 직전 3개월 동안 총 3회 이상 정보를 게시해 광고·후원 등의 수익을 얻은 사람 가운데 구독자 또는 이에 준하는 사람이 10만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간 게시물의 월평균 조회수가 10만회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일정한 규모와 영향력을 지닌 온라인 정보 생산자가 주된 대상이다. 개정법은 고의로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또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정보를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최대 5배 가중배상이 인정되려면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라는 사실을 알았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었으며 △정보 유통으로 피해자의 법익이 실제 침해됐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게시물 일부가 틀렸거나 결과적으로 사실과 달랐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5배 배상이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 이용자가 개정법의 손해배상 규정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도 아니다. 허위정보 유통에 따른 민법상 책임은 개정 전에도 존재했다.

배상액 판단 요소에 가해자의 재산 상태가 포함된 점은 또 다른 논쟁거리다. 국민의힘은 같은 행위라도 경제력에 따라 책임이 달라질 수 있고, 권력자가 언론이나 대형 비판 채널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권은 대형 언론사나 고수익 유튜버에게 실효성 있는 억지력을 갖추려면 유통으로 얻은 수익과 경제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Q. 누가 ‘가짜뉴스’라고 판단하나

최대 5배 손해배상 여부는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해당 정보의 허위성, 작성자의 인식과 목적, 실제 법익 침해 여부 등을 심리해 판단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1차적으로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율 운영정책에 따라 삭제·차단·노출 제한 등 조치 여부를 판단한다. 손해배상 책임은 법원이, 반복 유통에 대한 과징금은 법원의 확정판결을 전제로 방미통위가 각각 판단한다.

그러나 검열 우려가 전혀 근거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 네이버·카카오·유튜브·메타·틱톡 등 플랫폼이 방미통위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운영기준에 따라 게시물 삭제나 노출 제한 여부를 먼저 판단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정부 차원의 팩트체크 단체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플랫폼이 정치권을 의식해 논란이 있는 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과잉 삭제’가 나타날 수 있고, 이를 의식한 이용자의 ‘자기검열’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 억대 손배’는 과장…플랫폼 ‘과잉 삭제’·이용자 ‘자기검열’ 우려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설명에는 양쪽 모두 과장이 섞여 있다. 정부가 모든 SNS 게시물의 진위를 직접 판정해 일반인에게 곧바로 5배 배상이나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 최대 5배 배상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형 게시자라는 기준과 허위 인식, 가해 또는 부당이익 목적, 실제 손해 발생 등 여러 요건이 필요하다. 과징금 역시 법원에서 허위·불법성이 확정된 정보를 반복 유통한 경우에 적용된다.

반대로 “법원이 최종 판단하므로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 이용자가 현실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제재는 수년 뒤의 법원 판결이 아니라 플랫폼의 삭제나 노출 제한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플랫폼 운영 기준과 감독 체계에 관여하는 만큼 플랫폼이 제재를 피하려고 애매한 게시물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이 법의 핵심 논쟁으로 남는다.

‘가짜뉴스 근절법’과 ‘입틀막법’ 사이의 결론은 법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향후 법원이 허위성과 고의성을 얼마나 엄격하게 판단하는지, 플랫폼이 삭제 기준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방미통위가 감독권을 어느 수준까지 행사하는지에 따라 법의 실제 모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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