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 다니던 20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유족과 노동조합이 고인이 직장내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세종충남지역본부는 16일 서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1일 동희오토 환경안전팀에서 소방안전업무를 담당하던 28살 청년 노동자가 죽었다"며 고인이 "부서 내 최연소·최말단이라는 이유로 감당하기 힘든 업무 압박과, 부적절한 언행, 음주 강요에 시달려야 했고,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죽음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하다"며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노사문화가 지속된다면 재발할 수밖에 없다. 직장내괴롭힘 진상조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회견에는 고인의 어머니 김순복 씨도 참석했다. 호소문에서 김 씨는 "사랑하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지 5개월이 되어가지만 글을 쓰기도, 생각하기도, 손가락도 잘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업무 폭주와 직장 내 상사의 괴롭힘으로 인해 만 28세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우리 아들 김진휘. 늘 성실했고,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부모와 친구, 지인들에게 언제나 웃음으로 대하고 사랑한 정말 평범한 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는 "그런 아들이 무엇 때문에 숨을 거둬야 했는지, 지금도 아들의 심정을 헤아려 보고 조금이라도 나누려 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고, 너무나 참담하고 괴롭다"며 "'조금만 버티자'며 달랬던 엄마, 아빠의 마음과는 달리 아들이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했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후회막급이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김 씨는 "살아보겠다고 회사 일에 매달린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에 박광식 사장과 자문, 팀장들이 어떤 책임이 있는지, 어떤 조직적 방조가 있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아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엄마아빠는 네가 겪었을 그 외로움과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지만, 그 마지막이 헛되지 않도록 다짐한다"고 밝혔다.
유족을 대리 중인 손익찬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법률 대리인의 시각에서, 이번 사건은 근로기준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비극"이라며 "사건 발생 이후 사측이 보여준 소극적인 대응과 부적절한 처사는 유가족에게 또 다른 가슴 못질이 되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고인이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기관이 나서서 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직장내괴롭힘 사건 조사 △법에 따른 관련자 엄중 문책 △재발방지 대책 수립 지도 등을 노동부에 촉구했다.
한편 동희오토에 대해 서산지방노동청은 지난 6월 23~26일 서산지방고용청에 의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근로감독을 받았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이를 통해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한 노조탈퇴 종용, 복수노조 사업장에 대한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확인됐다"며 "사측의 불법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엄중한 사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시안>은 이날 유족과 노조가 제기한 직장내괴롭힘 의혹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대표 전화, 이메일 등으로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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