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독도남’ 사태 가능성은? 아르헨티나 ‘포클랜드 우리땅’ 걸개에 영국측 “출전 정지시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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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독도남’ 사태 가능성은? 아르헨티나 ‘포클랜드 우리땅’ 걸개에 영국측 “출전 정지시켜” 부글부글

풋볼리스트 2026-07-17 10:32:52 신고

잉글랜드를 꺾은 뒤 포클랜드 분쟁 관련 걸개를 든 아르헨티나 선수들.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를 꺾은 뒤 포클랜드 분쟁 관련 걸개를 든 아르헨티나 선수들.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잉글랜드를 꺾은 뒤 양국간 오랜 이슈인 포클랜드 분쟁을 점화시켰다.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걸개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당장 결승전 출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가능성이 높진 않다.

지난 16(한국시간) 미국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전을 치른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에 2-1로 승리했다. 하루 먼저 열린 4강전에서는 스페인이 프랑스를 2-0으로 꺾은 바 있다.

경기 후 일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Las Malvinas son Argentinas’라고 적힌 큰 천을 들고 승리를 자축했다. ‘포클랜드(아르헨티나에서 부르는 이름이 말비나스 제도)는 아르헨티나의 것이다라는 의미다.

포클랜드는 남아메리카와 가까운 남대서양의 섬 지역이다. 영국이 1700년대부터 점유를 시작했고, 한동안 무인도로 방치하다가 1800년대 다시 주민들을 이주시켜 식민지로 삼았다. 영토 분쟁이 본격화된 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대부분 식민지가 탈식민지화되던 시기였다. 아르헨티나는 자국과 가까운 말비나스가 자신들의 영토라며 영국이 이 식민지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포클랜드 섬 주민이 영국계로 꽉 채워져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입장은 영국에 남는 것이었다. 미묘한 상황에서 1982년 아르헨티나가 무력 탈환을 시도한 포클랜드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계에서도 포클랜드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 포클랜드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맞붙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손으로 공을 쳐 넣은 신의 손사건을 일으킨 뒤, 상대 선수 6명을 제치고 넣은 축구 역사상 최고 명장면을 만들어내면서 안티와 팬을 모두 미치게 만들었다. 포클랜드 전쟁으로 국민들의 적개심이 차 있던 상태에서 마라도나가 신의 손이 도와 골을 넣었다라고 말하며 이 사건은 전설이 됐다. 그리고 40년이 지나 월드컵에서 처음 열린 맞대결인데다 포클랜드 영유권 갈등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이번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포클랜드를 거론한 건 정서상 있을 법한 일이었다.

문제는 FIFA가 축구장 안에서 정치적 갈등에 대한 입장표명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것이다. FIFA 대변인은 정해진 원칙에 따라 FIFA 산하 독립 기구인 징계위원회에서 경기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4년 슬로베니아를 홈으로 불러들인 평가전에서 아예 선수단 전원이 말비나스는 우리 땅이라는 내용의 걸개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FIFA의 벌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아르헨티나의 전례에 따르면 징계 수위는 벌금일 것으로 보이지만, 외신은 한국의 박종우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딴 뒤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천을 들고 자축한 것이 무제시되어, 추후 A매치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한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와 로드리는 지브롤터는 스페인 땅이라고 외쳤다가 한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자유민주당 당수 에드 데이비는 이번 포클랜드 관련 걸개를 들고 있던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출장정지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영국 정치인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FIFA가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단 징계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원래 이런 사안은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 이번 월드컵에서 멀쩡히 출장정지가 부과됐던 폴라린 발로건(미국)이 미국 정부의 압력에 다음 경기에 출장하는 등 원칙이 많이 무시되는 중이라, 결승전을 반쪽짜리로 만들 조치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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