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더봄] 장화신은 고양이의 두 얼굴, 길고양이가 생태계를 파괴한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김성주 더봄] 장화신은 고양이의 두 얼굴, 길고양이가 생태계를 파괴한다

여성경제신문 2026-07-17 10:00:00 신고

만화영화 <장화신은 고양이>는 귀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본색은 냉정한 검객이었다. 오스트리아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크고 둥근 눈, 볼록한 이마, 부드러운 털을 가진 대상을 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호 욕구를 느낀다는 이론, '베이비 스키마'를 주장하였다. 고양이는 이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한다.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만화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는 귀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본색은 냉정한 검객이었다. 오스트리아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크고 둥근 눈, 볼록한 이마, 부드러운 털을 가진 대상을 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호 욕구를 느낀다는 이론, '베이비 스키마'를 주장하였다. 고양이는 이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한다.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탐조를 하러 배낭을 메고 나서면 계절마다 얼굴을 바꾸는 새들을 만난다. 새들의 분주한 날갯짓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러나 탐조에서 돌아와 도시의 골목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위험이 기다린다. 담장 아래 놓인 밥그릇, 겨울집까지 갖춘 길고양이 급식소. 정성스러워 보이지만, 이 풍경은 생태계에 강력한 균열을 낸다. 길고양이들이 새를 그토록 사냥하여 새들이 없어진다는 것을 아시는가.

201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스미스소니언 보존생물학연구소와 어류야생동물국의 공동 연구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미국에서만 매년 십수억 마리의 야생 조류와 수십억 마리의 소형 포유류를 사냥한다고 밝혔다. 이 살생의 상당수는 주인이 있는 반려묘가 아니라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서 비롯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이 고양이를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으로 지정한 이유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마라도의 멸종위기종 뿔쇠오리는 길고양이에게 지속적으로 사냥당해 결국 개체 전량 반출이라는 조치까지 나왔고, 국립공원 들고양이의 배설물에서는 다람쥐와 토종 새의 흔적이 꾸준히 발견된다. 급식소는 이런 포식자에게 안정적인 서식 기반을 대주는 셈이다.

서울 어느 골목의 길고양이 급식소.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도시의 새들이 길고양이에게 사냥을 당하고 있음에도 민원으로 인하여 급식소 폐지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성주
서울 어느 골목의 길고양이 급식소.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도시의 새들이 길고양이에게 사냥을 당하고 있음에도 민원으로 인하여 급식소 폐지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성주
길고양이 급식소 상자 옆을 지나가다 승용차 밑에 고양이 밥그릇이 놓인 것을 발견하였다. 차주는 모르는 것 같다. 아무리 고양이를 사랑한다 하여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김성주
길고양이 급식소 상자 옆을 지나가다 승용차 밑에 고양이 밥그릇이 놓인 것을 발견하였다. 차주는 모르는 것 같다. 아무리 고양이를 사랑한다 하여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김성주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고양이를 아낄까. 오스트리아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말한 '베이비 스키마'로 설명이 된다. 크고 둥근 눈, 볼록한 이마, 부드러운 털을 가진 대상을 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호 욕구를 느낀다는 이론이다.

고양이는 이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하고, 비둘기나 이름 없는 들새는 그렇지 못하다. 비둘기 먹이주기는 조례로 금지되면서 고양이 급식소는 아무 제지 없이 늘어나는 이중잣대도 여기서 비롯된다. 결국 우리가 지키는 것은 객관적인 생태 균형이 아니라 예뻐 보이는 종에 대한 감정 소비다.

사회학자 파킨슨이 말한 '사소함의 법칙'도 한몫한다. 사람들은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는 외면하면서 눈앞의 이해하기 쉬운 문제에는 기꺼이 에너지를 쏟는다. 수십억 마리의 새가 사라지는 통계는 묻히고, 지금 야옹거리는 한 마리의 한 끼에만 연민이 쏠린다. 이제는 감정을 걷어내고 냉정하게 볼 시간이다. 고양이가 밉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태계는 감정만으로 설계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발견한 고양이 소품. 고양이는 귀여움 때문에 굿즈로 많이 활용된다. 반려묘를 키우지 못하니 고양이 인형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김성주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발견한 고양이 소품. 고양이는 귀여움 때문에 굿즈로 많이 활용된다. 반려묘를 키우지 못하니 고양이 인형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김성주

고양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지 않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물론 있다. 오히려 잘 설계하면 고양이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기도 한다. 전남 고흥의 쑥섬은 고양이 섬으로 알려져 있다. 강릉과 영덕에는 고양이 교감 펜션도 있다. 바다 건너 일본에 가면 아오시마·시로지마·아이노시마 같은 고양이 섬이 유명하다. 고양이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고양이를 활용한 관광상품에는 조건이 있다. 고양이 관광을 ‘섬에 고양이를 많이 풀어놓는 관광’으로 이해하면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지 않는다. 길고양이가 아닌 관리가 잘 되는 적정수의 집고양이였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고양이가 머무는 구역과 철새 도래지나 번식지 같은 생태 민감 구역을 철저히 분리해야 하고, 관광객의 임의 급식은 막아야 한다. 먹이가 흔해지면 외부 개체가 유입되고 사냥 본능은 줄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생태 조사나 중성화 비용 기부 같은 프로그램으로 관광 콘텐츠를 바꾸고 수익 일부는 고양이 복지에, 일부는 야생조류 서식지 복원에 돌린다. 중성화로는 부족하다. 개체 수 조절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 고양이 관광이 성립될 수 있다. 그래도 위험하다. 지금 섬에서는 고양이의 새 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고양이 만화영화도 즐겨 찾는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 , 드림웍스의 <슈렉2> 와 <장화신은 고양이> 를 보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 상품은 기어코 산다.

비록 지금은 여러 서식처를 옮겨 다니느라 키우지는 못하지만 어릴 적 그렇게 질문을 해 대던 우리 집 고양이가 생각난다. 그 고양이는 내가 무언가 말을 하면 항상 “왜요?”라고 물었다. ‘야~~옹’ 소리가 아닌 ‘왜~~요!’ 나만 그렇게 들렸나?

길고양이만큼은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주장에 캣맘과 관련 단체에서 거센 반발을 한다. 지자체의 민원도 거세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 고양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고양이도 잘 사는 생태계 균형을 위해서다.

고양이로 인한 조류 피해를 열심히 알리는 유튜버 ‘새덕후’에게 지지와 감사를 표한다. 몇 해 전 서울의 고궁 안에서 관리사무소가 고양이에게 밥 주는 모습을 목격하고 경악을 한 적이 있다. 어디라고 굳이 말하지 않겠다. 지금은 그러지 않으리라 믿는다.

서울의 어느 고궁 안에서 고양이들이 사료를 먹고 있다. 궁궐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고양이를 관리사무소에서 키우는 듯 하다. 몇 해 전 사진이다. 지금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김성주
서울의 어느 고궁 안에서 고양이들이 사료를 먹고 있다. 궁궐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고양이를 관리사무소에서 키우는 듯 하다. 몇 해 전 사진이다. 지금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김성주

여성경제신문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sungzu@naver.com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한양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전공했다. 삼성에버랜드에서 오랫동안 '환상의 나라'를 설계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는 슬로우빌리지 대표이자 컨설턴트로 변신해 농촌에 행복의 마법을 부리는 중이다. 한국수달보호협회 수도권서부지회장으로서 생태 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한국사회적농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치유농업과 6차산업을 이끌고 있다. 사람과 생명이 함께 웃고, 모든 이가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유쾌한 사명으로 삼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