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극적인 하이재킹 사례가 발생했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는 제키 첼리크 영입을 발표했다. 자유계약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이적료는 들지 않았다. 계약기간과 연봉 등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리에A 강호 AS로마의 주전 수비수였던 만큼 준수한 조건을 보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첼리크는 로마의 주전이었고, 무난하게 계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로마에서 4시즌간 뛰었는데 지난 2025-2026시즌 세리에A 34경기로 최다 출장을 기록했다.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도입한 스리백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로마 입장에서는 재계약이 될 거라고 보고 있었다. 기존 계약기간은 6월 30일 만료됐지만 로마와 첼리크 대리인은 순조롭게 협상 중이었다. 보통은 기존 계약이 유지되는 가운데 새 계약을 맺는 걸 재계약이라 부르지만 그건 엄밀히 말해 계약연장에 가깝다. 기존 계약이 한번 끊긴 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계약하는 이번 로마의 시도는 사전적 의미의 재계약이라 할 만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첼리크는 로마와 협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튀르키예의 월드컵 대표팀에 소집됐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튀르키예가 최악의 부진으로 보이면서 조별리그만 치르고 탈락했다. 로마 측은 첼리크가 날아와 계약서에 사인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로마공행행 항공편 티켓을 끊어 보냈고, 계약서의 로마 측 날인도 모두 해뒀다.
그런데 유벤투스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유벤투스의 현 축구 총괄 디렉터인 프레데릭 마사라는 AS로마에서 오래 일했고, 특히 지난 시즌 로마 디렉터였던 인물이다. 그 인연으로 첼리크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낼 수 있었다. 첼리크는 로마가 아닌 토리노행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일사천리로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다.
첼리크의 기량이 엄청난 건 아니지만 스리백의 주전이었던데다 선수를 빼앗겼다는 심리적인 타격까지 있어 로마는 상실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첼리크는 원래 풀백이나 윙백을 소화하는 선수지만 이 위치에서는 약간 투박한 면모 때문에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1년 전 전술가 가스페리니 감독이 부임하면서 첼리크를 한결 잘 써먹었다. 스리백 중 오른쪽 스토퍼에 배치된 상태에서 윙백 대신 오버래핑하는 임무를 맡자 경기력이 향상됐다.
다만 루치아노 스팔레티 유벤투스 감독은 보통 포백으로 선발 라인업을 짠다. 가스페리니 감독만큼 첼리크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벤투스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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