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시작부터 후보 자격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당대표 후보인 송영길 의원과 최고위원 후보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피선거권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보다 계파 갈등이 먼저 부각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의 피선거권 인정 여부를 재논의한다. 지도부는 전날 밤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두 후보의 출마 자격 문제를 논의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론을 하루 미뤘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두 후보가 당규상 피선거권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다. 민주당 당규는 권리행사 시행일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하고 최근 1년간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게 당직 선거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피선거권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도 두고 있다.
송 의원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2023년 탈당했다가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지난 2월 27일 복당해 후보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복당 6개월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되는 과정에서 계좌가 동결되면서 당비를 납부하지 못해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친명계는 두 사례 모두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사정인 만큼 당무위를 열어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치는 최소한의 신의와 명분을 지켜야 한다”며 예외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고,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두 사람의 사정은 당원들이 충분히 인정할 만한 예외 사유”라며 후보 등록 허용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도 공동성명을 통해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최고위는 당무위원회 회부를 봉쇄할 것이 아니라 당규가 정한 예외 인정 절차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청계는 후보 등록 이후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후보 등록 이전이었다면 검토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으며, 전날 간담회에서도 최고위원들의 의견은 사실상 3대3으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후보 자격 논란을 넘어 민주당이 당규의 원칙과 정치적 예외 인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앞서 2022년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피선거권 규정에 막혀 전당대회 출마가 무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향후 당규 적용의 기준은 물론 전당대회 초반 계파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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