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일자리 상실 우려로 앙심을 품고 테크 기업을 겨냥해 난동과 테러 위협을 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앤트로픽 본사 로비에 한 남성이 무단 잠입해 경영진을 상대로 살해 협박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입증을 소지한 직원의 뒤를 따라 들어간 이 남성은 경영진 중 한 명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보안 직원에게 들이대며 “이 사람은 살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크 기업 수장을 향한 직접적인 물리적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자택에는 화염병이 투척됐으며, AI 활용 보험사인 코기는 올해 초 회사 셔틀버스가 파손되고 카페 앞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붓는 등의 오프라인 난동에 시달렸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위협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온라인 분석 업체 라이프래프트에 따르면 AI 기업 수장과 데이터센터 등을 노린 디지털 위협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석 달 전보다 약 7배나 폭증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자신의 창작물이 AI에 도용당했다며 기업 직원의 자녀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극단적인 온라인 협박 신고에 여러 차례 대응하기도 했다.
대중의 반발이 거세지자 주요 AI 기업들은 임원 경호를 대폭 강화하는 등 신변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임원 경호 지출액을 전년보다 약 150% 늘려 2025년 기준 300만 달러(약 45억원)를 투입했다. 또한 직원들이 불특정 다수의 표적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회사 로고가 노출되는 복장 착용을 만류하는 내부 지침까지 내린 상태다.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이 같은 극단적 반발의 기저에 ‘실업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사람들은 ‘당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쇠갈퀴를 들고 일어선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경계심이 높아진 대중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AI 기술의 사회적 효용성과 잠재적 이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홍보 방향을 전환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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