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의 하청도 원청 책임"···제조업 고용 구조 변화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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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의 하청도 원청 책임"···제조업 고용 구조 변화 촉발

뉴스웨이 2026-07-16 18:13: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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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노동조합 제공

대법원이 원청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2차 하청 노동자까지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면서 국내 제조업의 원·하청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히 하청 계약 형태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누가 업무를 지휘하고 생산 과정에 얼마나 편입돼 있는지가 원청의 고용 책임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이번 판결은 포스코의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 결정에도 법적 근거를 더하는 동시에 자동차·조선·전자·중공업 등 사내하도급 활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엄상필 대법관)는 16일 포스코 사내협력업체 노동자 378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2건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상자 가운데 369명은 포스코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소송 대상 노동자들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원료 하역, 제강·연주, 압연, 설비 보수, 천장크레인 운전 등 철강 생산과 직접 연관된 업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협력업체 소속이었지만 실제로는 포스코의 작업 지시와 관리 아래 업무를 수행했다며 직접 고용 의무를 주장했다.

대법원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스코 생산 조직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포스코가 작업표준서 등을 통해 업무 방식과 순서를 정하고, 생산 과정 전반에 관여한 점을 근거로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2차 하청 노동자까지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포스코의 2차 협력업체인 시오엠테크 소속 직원 18명에 대해서도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했다. 원청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업무가 원청 생산공정에 포함되고 원청이 작업 과정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다면 직접 고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제조업 현장에서 활용돼 온 다단계 하청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판단으로 평가된다. 기업들이 협력업체를 통해 인력을 운영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원청이 작업 방식과 업무 내용을 통제한다면 고용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모든 협력업체 노동자가 동일하게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포스코엠텍의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담당한 노동자 4명에 대해서는 포스코의 구체적인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제철소 안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파견 관계가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이번 판결이 보여준 기준이다. 핵심은 업무 장소가 아니라 실제 업무 수행 방식과 원청의 관여 수준이다.

이번 판결은 2022년 대법원이 포스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1·2차 소송, 올해 4월 확정된 3·4차 소송에 이어 나온 판단이다. 대법원이 반복적으로 같은 기준을 제시하면서 제조업 기업들의 사내하도급 운영 방식 재검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대법원 판결 이후 포항제철소 약 3800명, 광양제철소 약 3200명 등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업과 직접 연결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직접 고용해 현장 안전관리와 생산 운영 체계를 일원화한다는 취지다.

포스코는 이번 판결 이후 "법원의 판결 결과를 존중하며 관련 후속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원·하청 구조 개선과 현장 안전관리 체계 혁신을 위해 직고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포스코 사례를 넘어 제조업의 인력 운영 방식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용 절감과 생산 유연성을 위해 활용해온 사내하도급 구조가 앞으로는 노무 리스크와 고용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영 변수가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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