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회장, 홍명보 전 감독까지 증인으로 세워놓고 진행될 예정이던 대한축구협회 국회 청문회. 특히 홍 전 감독은 직접 출석해 소명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던 터라 22일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16일, 정작 청문회 자체가 미뤄졌다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왜 미뤄졌나
16일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청문회 순연 방침을 밝혔다. 문체위는 "국민의힘이 (상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원구성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점 등을 감안했다"며 "가급적 여야가 함께하는 청문회를 위해 7월 국회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문체위 위원들은 다음 주 중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회 개최일 변경 등 관련 안건을 공식 의결할 예정"이라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청문회를 차질 없이 준비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문체위는 "이번 청문회는 축구행정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고 축구협회의 책임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고, 이달 내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몽규·홍명보 포함 13명 증인 재택, 청문회 배경엔 '감독 선임 잡음'
이번 청문회는 애초에 홍명보 전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과 대한축구협회 운영 실태 전반을 짚기 위해 추진됐다. 문체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범여권 주도로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을 포함해 총 1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협회 내부 감독 선임 절차의 불투명성, 그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잡음이 이번 청문회 추진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증인 중 유일하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건 다름 아닌 홍명보 전 감독이다. 그는 "청문회가 열린다면 그 자리는 월드컵 결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리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서야 할 사람도 감독인 저"라며 직접 출석해 소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항서,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불참...증인·참고인 줄줄이 불출석
정작 청문회 명단에 오른 이들 대부분은 등을 돌렸다. 증인 13명 중 현직인 이용수 부회장, 김승희 전무이사, 김병지 부회장, 전한진 매니저와 홍명보 전 감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불출석 의사를 밝히거나 출석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박항서 전 협회 부회장은 최근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칸차나부리 파워FC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역시 캄보디아 프로축구 나가월드FC 테크니컬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며 출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참고인으로 채택됐던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영표·박주호 혁신위원도 나란히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여기에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손흥민(LA FC)과 황희찬(울버햄튼)을 참고인으로 채택하며 논란이 커졌다. 두 선수의 소속팀 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축구계 안팎에서 쏟아졌고, 결국 임 의원은 하루 만에 참고인 신청을 철회했다.
결과적으로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등 출석하는 소수를 제외하면 '알맹이 없는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번 연기 결정이 나온 셈이다. 여야 원 구성 협상의 향방과 함께, 이달 내 재추진될 청문회의 증인·참고인 명단이 어떻게 조정될지도 관심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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