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드림카가 있었나요?"
막연하게 그리워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 앞에 와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을 처음 손에 쥐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는 것. 저에게는 벤츠가 그랬습니다.
오래전, 나는 그 핸들을 잡은 내 손을 찍었다
오래전, 저는 벤츠 전시장에 갔습니다. 그냥 들어간 게 아니었어요. 한번 앉아보고 싶었습니다. 핸들을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내 차가 아니어도 괜찮았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사진 한 장을 찍었습니다.
차 전체가 아니었어요. 핸들을 잡고 있는 내 손이었습니다. 그 사진을 간직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언젠가 이 핸들이 진짜 내 것이 되는 날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어느 날, 그 손이 진짜 내 핸들 위에 있었습니다.
로고가 주는 힘
세상에는 벤츠보다 비싼 차가 많습니다. 더 빠른 차도, 더 희소한 차도, 더 화려한 차도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명차'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건 가격이나 성능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벤츠가 주는 건 다른 것입니다. 중후함. 신뢰. 안정감. 그리고 100년이 넘게 쌓아온 정통성.
보닛 위 벤츠 고유의 마크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제가 느낀 것도 바로 그것이었어요. 화려함이 아니라 묵직함. 가볍지 않은 무언가.
어느덧 명차의 대명사가 된 브랜드. 그 로고 하나에 그 모든 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것을 볼 때마다 잠깐씩 멈춥니다. 기분이 달라지고, 더 반듯해지는 느낌. 이 상징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세 개의 꼭짓점이 말하는 것
그 삼각별 로고가 궁금해졌습니다. 세 개의 꼭짓점. 단순한 디자인인데, 왜 이렇게 강한 존재감을 가질까.
알고 보니, 세 꼭짓점은 각각 육지, 바다, 하늘을 상징합니다. 자동차를 넘어 선박 엔진, 항공기 엔진까지 모든 이동 수단을 지배하겠다는 창업자 고틀리브 다임러의 원대한 꿈이 담긴 것이었어요.
요즘 기준으로 생각하면, 자동차 회사가 항공 산업까지 진출하겠다는 수준의 비전입니다. 그 거대한 꿈이 세 개의 꼭짓점으로 압축되어 100년 넘게 살아남은 거예요.
1909년, 다임러의 두 아들은 오래된 엽서 하나를 꺼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집의 위치를 표시하며 그려 넣었던 작은 흔적. 아버지를 기억하며, 그것을 브랜드 심볼로 삼았어요.
아버지의 엽서에 담긴 작은 표시 하나가, 1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동차 상징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메르세데스(Mercedes)'라는 이름, 창립자의 이름인 줄 아셨나요. 사실 투자자의 딸 이름이었습니다. 브랜드 이름조차, 결국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내가 몰래 차를 끌고 나간 날
벤츠의 시작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베르타 벤츠. 창업자 카를 벤츠의 아내입니다.
1888년 8월의 어느 새벽. 베르타는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조용히 차를 끌고 나왔어요. 그리고 만하임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친정 포르츠하임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포장도로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어요. 연료가 떨어지면 약국에서 구했고, 브레이크가 닳으면 구두 수선공에게 가죽을 덧대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세계 최초의 브레이크 패드가 됐습니다.
그 여정이 세계 최초의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었습니다. 세상이 아직 자동차를 믿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믿어준 사람은 아내였습니다.
브랜드의 첫 번째 이야기는 발명가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그를 먼저 믿어준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쌓이고 쌓여, 오늘날 벤츠가 주는 신뢰와 안정감이 된 건지도 모릅니다.
명차의 대명사가 된 이유
벤츠의 슬로건은 "The Best or Nothing"입니다. 최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그 말이 오만하게 들리지 않는 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그 말을 삶으로 증명해온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세대를 넘어 쌓아온 신뢰. 흔들리지 않는 중후함. 처음부터 지켜온 정통성. 그것이 수많은 명차들 사이에서도 벤츠를 벤츠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드림카를 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처음엔 도착이라고 생각했어요. 해냈다는 것. 그런데 막상 타고 보니 달랐습니다. 오히려 더 깊은 질문이 시작됐어요.
이 브랜드가 100년 넘게 지켜온 신뢰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그런 사람이 되고 있는가. 벤츠 고유의 마크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좋은 브랜드는 제품을 팔지 않습니다. 그 제품을 가진 사람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에게는 목표인 그 상징이,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증거가 됩니다.
당신에게 그 마크는, 지금 어떤 의미인가요. 드림카를 탄다는 건 도착이 아니라 시작이었어요.
글= 송영주 한국AI휴먼연구소 대표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