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태’ 3주기…교권5법에도 남은 아동학대 신고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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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태’ 3주기…교권5법에도 남은 아동학대 신고 공포

투데이신문 2026-07-16 16:48: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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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 단체 관계자들이 ‘교육활동 보호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 단체 관계자들이 ‘교육활동 보호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교원단체들이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까지 ‘정서적 학대’로 간주돼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현장 교사들의 불안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도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문제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교원단체와 교사들이 ‘아동학대 관련 3법’ 개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전날 국회 본관에서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이 개정을 요구하는 법률은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교원지위법 등이다.

이들 단체는 “법 개정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이 마련됐지만 현장의 교실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며 “교사들은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소송의 두려움 속에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 조사를 살펴보면 80.5%의 교사가 최근 1년간 학생·학부모 등으로부터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에서는 80.8%의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피소 불안을 상시적으로 느낀다고 답변했다. 전교조 조사에서도 94.11%의 교사가 신고에 대한 불안으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주저하거나 축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원 3단체는 현행 법의 문제로 ‘정서학대’의 개념이 모호하게 해석되고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판단한 사건도 기계적으로 수사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를 지적했다. 이에 정서학대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아동학대 처벌 대상에서 실질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아울러 무혐의 사안의 기계적 검찰 송치를 중단하고 공소시효 정지로 인해 교사가 졸업한 제자로부터도 장기간 고소 가능성에 노출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7일에는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 교사 약 5000명이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였던 2024년 7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진행된 교사유가족협의회, 초등교사노동조합 ‘2024 순직교사 추모행사’를 방문한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였던 2024년 7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진행된 교사유가족협의회, 초등교사노동조합 ‘2024 순직교사 추모행사’를 방문한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교원단체와 교사들이 잇달아 집회를 여는 것은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이른바 ‘교권보호 5법’에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이 반영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이초 사건은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는 계기가 된 사건으로 평가된다. 2023년 7월 18일 당시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1학년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동료 교사 등을 중심으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이른바 ‘갑질’이 원인 중 하나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전국 교원들은 서울 광화문 등에서 집회를 열고 교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교권 침해와 과도한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다 숨진 교사들의 사연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교원 사회의 분노와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됐고 법 제정으로까지 이어졌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총 187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52건(72%)은 교육청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판단해 의견서를 제출한 사안이었으며 종결된 사건의 90.4%는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이처럼 정당한 교육활동에도 아동학대 신고로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법 개정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교육부 최교진 장관은 이날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학교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며 “무고성 아동학대로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련 법 개정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도 정서적 아동학대 판단에서 교사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관계 부처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아동 관련 단체들은 교사에게 예외를 인정할 경우 아동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동시에 아동의 권리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광주교대 박남기 명예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법률상 정서적 아동학대의 기준을 구체화하더라도 신고 자체를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 신고 이후 절차를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특히 교사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아동학대 신고 이후 진행되는 분리 조치와 경찰 조사, 수사 과정인 만큼 이 과정에서 교사 개인이 직접 대응하는 대신 국가가 소송을 지원하거나 수행하는 ‘국가소송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동학대 신고 사례와 처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며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경찰과 교육당국이 보다 일관된 기준에 따라 사건을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고 이는 교사의 수사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학부모의 불필요한 법적 분쟁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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