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기로에 섰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며 회생절차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밀린 임금과 납품대금 지급, 상품 공급 정상화, 잔존 사업부문 매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16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회생절차를 지속하기 위한 자금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를 전제로 자금 지원을 추진한다. 향후 회생계획 인가 절차에도 협조하기로 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일반노동조합도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폐점 과정에서 확보한 재원을 상품 매입과 영업 정상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DIP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할 방침이다. 항고가 받아들여지면 구조혁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등 잔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해 회생절차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2000억원 확보가 곧 홈플러스 정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더라도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연장되는 9월 4일까지 법원과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DIP 자금 역시 체불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 납품대금 등에 투입돼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이 청산 위기를 일단 늦추는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생의 핵심인 잔존 사업부문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후보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의 수도 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곧바로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 점포와 관련해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이 나면 협력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영업 재개 일정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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