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만 세계적인 것이 아니다. 연구기관도 세계적인 곳이 될 수 있다. 야놀자리서치는 글로벌 여행·관광 산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겠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미국 퍼듀대학교 교수)은 16일 서울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글로벌 관광도시 매력도 지수' 발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민간 연구기관이 자체 개발한 관광도시 평가 지표를 글로벌 표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야놀자리서치는 놀유니버스 지주사 야놀자와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가 협력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여행산업 전문 민간 연구기관이다. 야놀자와 놀유니버스 등 야놀자그룹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독립 법인으로 연구를 통해 별도의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이날 연구원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야놀자 매력도 지수'의 2026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야놀자 매력도 지수는 글로벌 관광도시에 대한 온라인 언급량과 감성 반응을 분석해 도시의 인지도와 관광객 관점의 매력도를 함께 측정하는 지표다.
기존 관광도시 경쟁력 평가는 공항과 도로, 숙박시설, 관광 인프라 등 공급자 중심의 여건을 평가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반면 야놀자리서치는 실제 관광객이 도시를 어떻게 경험했고 얼마나 만족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관광객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에 남긴 리뷰와 게시글 등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을 분석해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장 원장은 "식당을 선택할 때 주방이 얼마나 크고 테이블이 몇 개인지를 보고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맛이 좋고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식당을 찾듯 관광도시 역시 실제 경험과 추천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객이 주체적으로 평가한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자 했다"며 "전 세계 사람들의 의견을 직접 조사해 도시의 매력을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소비자가 온라인에 남긴 데이터를 분석하면 관광객의 실제 경험을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는 '인지도'와 '매력도'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인지도는 소셜미디어 언급량을 기반으로 도시가 얼마나 널리 알려졌는지를 측정하며, 매력도는 감성 분석을 통해 관광객이 해당 도시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했는지를 분석한다.
올해는 평가 체계도 한층 고도화했다. 지난해에는 '매력'과 '인기·명성'을 기준으로 종합 순위만 발표했지만, 올해는 '매력도'와 '인지도'로 개념을 정교화하고 종합 순위와 함께 두 부문의 순위를 각각 공개했다. 세부 명칭과 산정 방식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지만 관광객의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도시 경쟁력을 평가한다는 기본 철학은 유지했다.
평가 항목도 더욱 세분화했다. 도시의 매력도를 ▲도시의 미와 자연경관 ▲문화와 역사 ▲체험 콘텐츠 ▲환대성 등 4개 핵심 차원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에는 영국 브랜드워치가 제공한 14개 언어의 글로벌 소셜데이터를 활용했으며, 분석 기간은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다.
조사 대상도 확대됐다. 지난해 191개 도시를 평가한 데 이어 올해는 70개 도시를 추가해 총 261개 도시를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상위 200개 도시를 발표했다. 종합 순위에서는 미국 뉴욕이 1위를 차지했고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위에 올랐다.
장 원장은 "인지도와 매력도를 분리해 발표함으로써 각 도시가 '알려지는 힘'과 '사랑받는 힘' 가운데 어디에 강점이 있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이 매력도 세계 4위에 오르고 부산과 제주, 인천, 대구 등이 인지도 대비 높은 매력도를 기록한 것은 한국 관광의 실질적인 경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검증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장 원장은 관광산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국내 소비는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제조업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인바운드 관광을 새로운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곳에서 관광 홍보를 강조하지만 서비스 품질과 관광객 만족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도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며 "현재 도시가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데이터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과 예산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매력도 지수를 일회성 순위 발표가 아닌 관광산업 정책과 도시 경쟁력 분석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으로도 매년 '야놀자 매력도 지수'를 정기 발표해 글로벌 관광 트렌드와 도시 경쟁력 변화를 추적하고, 연구 결과를 국내외 정부와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연구 자산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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