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소방안전본부, 한 달 가까이 징계의결 요구 안해
(전남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국무조정실(국조실) 조사로 직장 내 괴롭힘 비위 사실이 확인된 전남광주 지역 소방관들의 징계 절차가 한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국조실이 비위 대상자로 지목한 15명(소방안전본부 소속 6명·광산소방서 소속 9명)에 대한 징계 절차가 현재까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혹 제기로 조사에 나선 국조실은 숨진 여성 소방관에게 회식·음주를 강요하고, 유족의 감찰 요구를 묵살한 사실 등을 확인해 지난달 24일 이들에게 문책을 요구했다.
문책 요구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지만, 이미 사실로 확인된 비위의 가담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로 징계의결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소방안전본부는 감찰처분심의위원회를 거쳐 징계의결을 요구한 뒤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징계를 미루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늦어도 다음주에는 징계의결을 요구한 뒤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징계 절차가 지지부진한 데다가 유족의 감찰을 묵살한 소방안전본부가 소속 직원들을 직접 징계하는 구조여서 공정성 논란도 인다.
소방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소속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감찰 요구를 묵살하거나 '특이사항 없음'으로 처리한 만큼 독립 기구가 징계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행정 통합으로 광주소방안전본부·전남소방안전본부가 하나의 기관이 된 이후 마련한 관련 대책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창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숨진 여성 소방관의 사건을 특이사항 없다고 조사한 소방안전본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며 "공직기강을 확립하거나 고충상담창구를 운영하는 방안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성을 고려해 이번 징계는 다른 지역의 소방안전본부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독립 기구에서 맡아야 한다"며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꾸려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방 역사상 첫 여성 소방정감인 이오숙 소방본부장은 이날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행정소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강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조실 조사 결과가 마무리된 지난달 23일 이번 사건을 "최악의 직장 내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술 먹고 노는 것, 다 좋은데 옆자리에 젊은 이성을 앉히지 말라"고 말하며 공직 사회의 조직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여성 소방관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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