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6천명 유입" 환영, 진해·영천은 "정체성 상실" 반발
청주 "소음 유발 비행장도 옮겨라", 시민단체 "의견수렴 없어"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은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에 세우기로 확정하면서 전국 사관학교 소재지들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쪽은 잔칫집 분위기, 다른쪽은 초상집 분위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에 유치할 것"이라며 "과학기술 심장부에 최첨단 스마트 캠퍼스를 신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전시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나섰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대전은 앞으로 대한민국 국방교육과 첨단과학기술이 융합되는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시가 예상하는 유입 인구는 생도 2천940여명에 교수·지원인력 3천여명을 더해 6천여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유성구갑) 의원은 논평을 내고 "국회 차원에서 신속한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반대로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초상집 분위기다.
진해구청에는 전날 "지역의 상징인 해사가 제대로 된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사라지는 게 맞느냐"는 민원이 접수됐다.
1946년 설립돼 80년간 지역과 함께해 온 해사 앞 남원로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50)씨는 "진해 상권이 가뜩이나 침체한 상황에서 앞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육군3사관학교가 있는 경북 영천의 김병삼 시장은 통합 사관학교 설립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운대 '집중'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성명에서 "정부가 미래 장교 양성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국군사관학교 설립을 검토하는 것 자체는 공감하지만, 국군사관학교를 자운대로 집중시키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며 "대한민국 장교 양성의 한 축인 육군3사관학교가 국가 정책 변화로 불이익을 받거나 경쟁력이 약화하는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41년째 공군사관학교를 품어온 청주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문 앞 편의점 업주 김영주(49·여)씨는 "공군사관학교가 언제 통합되는 거예요. 우리는 뉴스 보고 알았네요"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지역 여론의 화살은 학교가 아니라 인근의 훈련비행장을 향했다.
신송1리 강범원 이장은 "학교만 대전으로 가고 훈련비행장은 그대로 두겠다면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정1리 노경우 이장도 "비행장까지 통째로 넘어가는 거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교육시설은 다 가져가고 소음 나는 시설만 남기면 우리는 피해만 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이두영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 공동대표는 "충북은 공군사관학교와 청주국제공항을 연계해 특화하려 노력해왔는데, 지역 의견 수렴 없이 옮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충북도 역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충북도는 "국방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기존 시설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청주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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