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도 아닌 서울 한복판서...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 3종 잇따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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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도 아닌 서울 한복판서...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 3종 잇따라 발견

위키트리 2026-07-16 15:5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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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서울 도심 한복판에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에 마지막으로 남은 토종 고양잇과 맹수인 삵이 한강에 터를 잡고, 담비와 수달은 물론 멸종위기 야생생물 맹꽁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수리부엉이의 서식까지 확인됐다는 소식을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가 15일 전했다.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 서울시 제공

이 영상에 출연한 최창용 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이런 변화를 서울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봤다. 최 교수는 최상위 포식자가 그 아래 단계 생물들의 밀도와 분포를 결정하며 전체 생태계 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아래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꾸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삵의 등장이 주목받는다. 삵은 한반도에서 토종으로 살아가는 고양잇과 야생동물이다. 호랑이와 표범, 스라소니 등 다른 고양잇과 맹수가 이미 멸종한 탓에 현재 국내 생태계 최정점에 있는 포식자로 꼽힌다. 삵은 배설물을 숨기는 일반 고양이와 달리 길 한가운데나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설물을 남겨 자신의 영역을 과시하거나 신호를 주고받는 습성이 있다. 흙이 드러났거나 포장된 길에서 배설물이 발견되는 이유다.

삵뿐 아니라 담비와 수달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 교수는 수달과 삵, 담비 모두 서식지가 회복되고 먹이 생물이 늘면서 개체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너구리 역시 최근 개체 수가 빠르게 늘어 경기 지역에 살던 개체들이 서울로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생태 모니터링에 따르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에서는 잉어가 산란하고, 암사 생태공원과 한강변 일대에서는 조류 37종, 강서습지 생태공원에서는 조류 40여 종 등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강이 이처럼 다양한 생명의 터전으로 되돌아온 배경에는 20여 년간 이어진 서울시의 노력이 있다. 왼쪽부터 삵, 수달, 담비. / 연합뉴스

최 교수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강은 본래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었다. 일제강점기나 조선 시대의 한강은 지금처럼 폭이 일정하지 않아 넓은 곳과 좁은 곳, 물살이 빠른 곳과 느린 곳이 섞인 자연스러운 하천 형태였고 야생 동식물이 폭넓게 분포했다. 조선 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도 한강 주변의 식생과 물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960년대를 지나며 서울 인구가 급격히 늘고 하수 처리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하면서 한강은 서서히 병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에는 악취가 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떠오르거나 아예 접근이 어려운 구간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 대대적인 한강 개발이 시작됐지만 당시 개발의 초점은 물을 이용하고 다스리는 치수(治水)에 맞춰져 있었다. 한강 변은 물이 서해까지 빠르게 흘러가도록 콘크리트로 직강화됐고, 시민이 편안하게 쉬거나 야생 동식물이 깃들 수 있는 공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다. 서울시는 한강을 인간만을 위한 자원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개발보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면서 홍수 대책 위주로 관리되던 한강이 시민이 쉴 수 있고 나아가 야생 동식물이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자연성 회복의 중심에는 자연형 호안 복원 사업이 있었다. 한강 변을 뒤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흙과 모래,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대신 풀과 흙, 나무가 자리 잡자 물속에 뿌리내린 식물 사이로 물고기의 서식처가 생겼고, 물고기가 늘자 새가 모이고 수달 같은 포유류의 은신처도 만들어지면서 한강의 자연성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한강에 울창한 숲을 조성한 것도 한몫했다. 서울시는 10여 년에 걸쳐 한강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이렇게 뿌리내린 나무들은 안정적인 생태계의 또 다른 기반이 됐다.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도 자연성 회복의 핵심으로 꼽힌다. 서울시가 지정한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약 20곳으로 전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많은 숫자다. 서울시는 이 지역들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그 가치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한강의 생물 종수는 2007년 1608종에서 2022년 2062종으로 늘었고, 수목은 네 배 이상 많아졌다.

최 교수는 자연성 회복이 계속되면 앞으로 새롭게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종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다. 상괭이는 종종 신곡수중보 부근까지 올라왔다가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하는데, 신곡수중보가 해체되거나 한강 주변 자연환경이 개선되면 자생 돌고래가 한강까지 올라와 시민이 관찰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사람이 먹고 입고 숨 쉬는 모든 것이 결국 생태계에서 얻어지는 만큼 생물 다양성이 높을수록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폭도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더위와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할 대안 역시 자연에 있다며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공간으로 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여 년간 이어져 온 자연형 호안 복원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기준 전체 복원 대상 구간 57.1km 가운데 52.2km, 약 91%가 복원을 마쳤고 2028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생태 복원 사업을 이어가는 한편 시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생태공원 탐방과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 교수는 다만 야생동물이 귀엽다는 이유로 다가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야생동물은 늘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하며, 사람이 접근하면 오히려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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