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의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전쟁에 따른 국내 생산 측면 영향은 정유·화학 산업에서만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정유·화학 생산은 원자재 수급 차질로 인해 상당폭 감소했다”며 “생산 감소의 영향은 주로 수출로 파급되었는데, 이는 기업들이 생산 물량을 내수 부문에 우선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 비금속 등 전방산업은 소재·부품 조달 차질이 제한적이어서 파급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가동률 역시 정유와 화학 산업에서 뚜렷한 하락이 나타났다.
이와 함께 건설업에서도 건축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인해 일부 공사 중단이 있었으나 반도체 공장 건설 확대 영향에 건설기성이 소폭 증가하는 등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다소 완화됐다.
반도체의 경우 오히려 수혜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당초 공급망 확보 우려가 있었던 브롬은 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며 헬륨은 기존 수입처였던 카타르에서는 줄었으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확대됐다.
철강·금속(비철금속 포함)의 경우에도 중동국가들의 생산 및 수출 차질에 따른 반사 이익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산업별 전망으로는 정유·화학에서는 하반기 중 점차 회복되겠으나 속도는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 정상화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화학의 경우,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재편에 업황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건설업은 전쟁으로 공사비 단가가 높아져 부진 완화 속도가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예상됐다.
방산과 조선업은 업황 개선이 기대됐다. 방산은 전쟁 이후 각국 방위력 강화 기조에, 조선업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수요에 고부가 선박 중심 수주 증가가 예상됐다.
반면 고용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4월은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돼 내수관련 서비스업 고용이 위축됐으며 5월은 비용 충격 영향 가중에 전체 고용이 감소 전환한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비용 상승으로 부담이 크게 늘어난 일부 제조업, 건설업, 농림어업의 고용 감소세가 확대되고 운수업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특히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에서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용 회복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 및 반도체 호조에 따른 내수 개선에 회복세를 예상하면서도 속도는 비용상승 충격에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은 업황 부진 누적으로 고용여력이 소진되고 금융여건이 긴축적이어서 비용상승 압력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짚었다.
연구팀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면서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정유·화학뿐 아니라 여타 산업으로까지 파급될 수 있다”며 “고용도 취약부문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회복세가 제약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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