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안 폐기' 상정 두고 다시 충돌
안창호 위원장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것"…상정 예고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독단적인 회의 운영 방식에 항의한다며 인권위원들이 16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또다시 중도 퇴장했다.
이날 오전 인권위 제24차 상임위원회에서 오영근 위원은 지난 13일 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데 대해 "인권위원들의 안건 심의·의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발언하고 퇴장했다.
앞서 인권위는 작년 2월 10일 전원위에서 윤석열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안건을 상정해 찬성 6명·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고, 최근 진보 성향 위원 5인이 이를 폐기하자는 안건을 발의했으나 지난 13일 전원위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오 위원은 지난 5월 다수결로 상정이 무산된 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 안건에 이어 이번에는 위원장 직권 행사라는 더욱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안건 상정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위원회가 존속하는 한 언젠가 반드시 재논의될 수밖에 없다"며 인권위원 6인이 오는 20일 다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전원위원회 개최를 요청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끝으로 오 위원은 위원들의 심의·의결권이 침해된 데 대해 "심한 모욕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시정이 이뤄질 때까지 발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회의에서 퇴장했다.
이숙진 위원도 안 위원장의 조치가 위원들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행위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 역시 "안건 상정을 가로막고 있는 안 위원장은 합의제 기구인 인권위를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안창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위원장은 "적법절차에 따라 의결된 기존 전원위 결정을 폐기하자는 내용이고,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의 안건"이라며 "적격성이 있는지 즉 법률상 처분의 효력이 있고 이미 처분이 완료된 위원회 결정에 대해 재차 안건으로 다뤄 효력을 파기·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하며 "지금 (보수 성향 위원이) 소수이기 때문에 폐기하고 사과하는 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분명히 제 의견을 소상하게 적을 것"이라며 "여러분들께서 그때는 결정문 하나하나를 잘 읽어봐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제가 그렇게 정치적이고, 선전·선동하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인권이 신장하고 인권위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자리를 지킨 김학자 위원은 "다수가 되었다는 그 순간부터 계속해서 강한 발언을 하시면서 들으려고 하시지 않는 부분이나 귀 기울이지 않는 부분은 인권위원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했다.
한편 인권위 사무처 30개 전 부서는 전날까지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성명을 내, 인권위 내부에서도 초유의 집단 반발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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