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ICE에 의해 멕시코 국적 이민자가 사살되었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13일에는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26세의 콜롬비아 국적 이민자가 살해되었습니다. 더욱 억울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이민국의 표적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단지 유색인종 이민자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묵비권과 변호사 선임권을 고지하는 미란다 원칙 경고도 없이 이른바 '처형 방식'으로 사살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채 일주일도 안되는 기간 동안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의해 민간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4명의 민간인이 ICE 요원에게 살해됐다. 심지어 미니애폴리스 피해자 르네 굿, 알렉스 프레티 씨는 미국 시민권자였다. 한국인들에게 ICE는 지난해 9월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의 불법 체포를 감행한 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민주참여포럼 법률위원장, 이민자 보호교회 네트워크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는 박동규 변호사(뉴욕주)는 15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적 이민자 혐오정치 때문에 이런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지금 ICE가 하는 행위는 모두 명백한 불법이지만 단 한명도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없다"며 "살해된 이들은 과격한 테러리스트로 불리고 살해자들은 영웅적인 애국자로 불리며 후원금까지 모금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런 무법적인 ICE 요원들을 동원한 '공포정치'가 이민자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오는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 인권단체들은 트럼프가 사면해준 '프라우드 보이스', '오스키퍼스' 같은 1.6 연방 의사당 폭도들 중 ICE 요원으로 채용된 사례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무부는 현재까지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권단체들은 ICE를 트럼프의 사병조직, 또는 나치 정권의 게슈타포에 비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미국 여론의 약 70%는 ICE의 과잉 진압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1기 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이민 단속 이슈에서조차 트럼프는 지지를 잃고 있습니다.
ICE의 이민자 단속은 더 이상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간선거에서 패배가 확실해질 경우, 반란법이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선거를 중지시키거나 결과를 뒤집으려는 빌드업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ICE 예산을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연방군 동원이 법적으로 여의치 않을 때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사조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트럼프, 중간선거 방해 조치 10가지
ICE 요원들에 대한 의구심을 포함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진보 진영에서는 트럼프가 중간선거 방해를 위해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뽑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다음과 같다.
1. 대통령의 선거 개입 권한 확대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법원에 의해 제지된 상태)
2. 핵심 연방 선거 관리 기관(EAC) 위원 전원 해임 및 무력화
3. 입법안 서명 거부를 통한 유권자 등록 제한 압박
4. 선거 보호 직책에 충성파 및 선거 부정론자 배치
5. 법무부(DOJ)를 통한 선거 관리 공무원 체포 위협
6. 우편국(USPS)을 이용한 우편 투표지 배달 중단 제안
7. 투표소에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 투입 주장 및 위협
8. 투표소 내 연방 군대 및 주방위군 배치 검토
9. 반란법(Insurrection Act) 발동 위협
10.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 선포를 통한 선거 장악 제안 (관련 행정명령 초안이 유출돼 파장이 일었음)
박 변호사는 "특히 지금 지지율로 봤을 때 필패가 거의 확실해 보이고 연방 상원·하원 다수까지 잃게 될 경우 민주당이 당연히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무슨 일이든 감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건국 250주년 앞두고 "노 리미트" 선언한 트럼프, FIFA에 전화 압력
트럼프는 이란전쟁과 관련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내 권한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해 많은 이들을 놀래켰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 발언이 마치 "짐이 곧 국가다"라는 (17세기 프랑스 왕) 루이 14세의 왕정 선언과 같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영국 왕정에 대항해 민주주의 혁명을 일으키고 독립선언문을 발표한 지 250년이 된 지금, 적어도 트럼프와 마가 지지자들의 머릿속에선 미국이 다시 왕정으로 되돌아갔다는 한탄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이런 인식을 잘 보여주는 일 중 하나가 지난 2일 북중미 월드컵에서 미국 선수의 징계를 없던 일로 해달라고 국제축구연맹 피파(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한 일이다. 대통령이 스포츠 판정에 직접 개입하는 전무후무한 트럼프의 행동에 대해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조차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고 박 변호사는 미국 여론을 전했다.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계신 제프리 삭스 교수가 건국 250주년을 회고하면서 짧게 이런 말씀을 남겼습니다. '미국인으로 살아온 나의 인생 70년 동안 미국은 단 한 번도 전쟁을 멈춘 적이 없다. 나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무법적이고 가장 위험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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