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는지 문의한데 이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군 해군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거론했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것은 미국 군함과 그 주요 구성품은 미국에서 제작해야 한다는 번스-톨프레슨 법과 같은 규제 때문이었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건조된 군함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에 더해 1조750억달러 규모의 미국 함정 건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트럼프, 美해군력 증강 강조…"함정 많이 필요"
靑 "트럼프 '군함 韓건조' 배제하지 않는 것 같아"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육군전쟁대에서 열린 '국방혁신서밋' 연설에서 "우리는 해군을 재건해야 한다"며 "우리 해군은 많은 함정이 필요하다. 기존 함정들은 노후화했고,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마 한국과 다른 지역 기업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선박 분야에서 우리와 협력하고 있고, 우리 또한 직접 건조할 것이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G7 정상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직접 문의한 바 있다. 이후 양 정상은 구체 방안 검토를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 요청(RFI)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이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며 기존 규제를 우회할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선박 구매 위한 행정 조치 기대…1600조 군함 시장 열리나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 권한을 활용해 예외를 허용하게 된다면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기존의 상선과 함정 MRO에서 군함 신규 건조 시장까지 확대될 경우 그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지게 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54년까지 군함을 기존 296척(2024년 기준)에서 381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1조750억 달러(약 1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 정부가 국내 조선사에 전투함·급유함 건조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요청(RFI)을 발송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RFI는 실제 사업 추진 전 가격·인도 일정·생산 능력을 검토하는 절차로, 미국이 한국 조선사의 군함 건조 역량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기업, 美 군함 시장 진출 청신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고 해외 건조 군함 구매 의사까지 내비치면서, 미국 현지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이 북미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2024년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조선소(필리조선소)를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선박을 건조하는 만큼, 자국 내 제조업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한국의 조선소는 한주 약 한척의 선박을 건조한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역량을 필라델피아조선소로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라델피아는 이 나라의 고향이자 해군의 고향이며 최초의 호위함이 건조된 해군 조선소의 고향"이라며 "이곳은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건조 군함 구매 의지를 공식화한 만큼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필리조선소를 활용한 현지 건조를 우선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조선소까지 생산을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 조선 업계는 미 해군과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설계 사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고, HD현대는 같은 달 한국 기업 최초로 미 해군연구청(ONR)의 함정 성능개선 등 관련한 연구 과제를 수주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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